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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홀린 한국식 바비큐 비결은 직접 구워주는 서비스”

중앙선데이 2019.10.19 00:02 657호 24면 지면보기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꽃’ 대표 사이먼 김 

개점 4개월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뉴욕의 한국식 고깃집 ‘꽃’의 상차림. 부위별 고기와 쌈야채와 찌개를 같이 차려내고 직원이 옆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한국식 스타일을 도입했다. [사진 꽃, 게리 허]

개점 4개월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뉴욕의 한국식 고깃집 ‘꽃’의 상차림. 부위별 고기와 쌈야채와 찌개를 같이 차려내고 직원이 옆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한국식 스타일을 도입했다. [사진 꽃, 게리 허]

재미교포 사이먼 김(한국 이름 김시준·37)이 2017년 뉴욕 맨해튼 22번가에 오픈한 레스토랑 ‘꽃(Cote)’은 4개월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았다. 한국식 고깃집으로는 미국 최초였다. 2016년 발간된 『미쉐린가이드 서울』도 지난 2년간 고깃집에 별을 부여한 적은 없다.
 

직원 7명과 한국 문화 체험 방한
부위별 고기, 쌈야채·찌개 한 상에
두세 주 전이면 식당 예약 꽉 차

줄 서서 냉면 먹고 소주 한잔 느낌
홍보대사 변신한 직원들이 전할 것
내년엔 마이애미서 물회 소개 예정

32번가 코리아타운에서 열 블록쯤 떨어진 ‘꽃’의 콘셉트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조화를 이룬 트렌디한 식당이다. 기존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직원이 옆에서 고기를 일일이 구워주는 한국적 서비스는 두세 주 전에는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뉴요커들의 입맛을 당겼다. “한국식 ‘원조’ 고깃집과는 달라야했어요. 코리안 바베큐 보다 코리안 스테이크하우스라고 소개하며 이질감을 줄였죠. 대신 테이블 가득 부위별 고기와 알록달록 쌈야채와 찌개를 같이 차려내 시각적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익숙하되 신선한 방식이 먹혔다고나 할까요.”
 
김 대표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뉴욕 트라이베카의 식당에서 16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21살이 됐을 때,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호텔로 옮겨 경험의 폭을 넓혔다. 싹싹한 그의 서비스에 VIP 손님들은 다시 돌아오면 그를 찾았다. 호텔 운영이라는 큰 꿈을 품게 된 그는 외식업을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피어라(Piora)’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식당을 뉴욕에 열었다. “깻잎 소스로 만든 파스타 등을 내놓아 호응을 얻었는데, 조금 더 직접적으로 한국 식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졌습니다.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모두 경험했기에 양쪽의 장점을 다 갖춘 콘텐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피어라’나 ‘꽃’처럼, 영어로도 쉽게 발음할 수 있는 한글 단어를 골라 식당 이름으로 삼은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자신만의 한국식 고깃집 더 많이 생겼으면
 
레스토랑 ‘꽃’의 사이먼 김 대표. 박상문 기자

레스토랑 ‘꽃’의 사이먼 김 대표. 박상문 기자

김 대표는 얼마 전 ‘꽃’ 팀원 7명과 한국을 찾았다. 뉴욕의 핫한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그들이 한국 문화 전반을 조금 더 이해하고 더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팀원들과 함께 한 첫 여행이라는 그를 중앙SUNDAY가 단독으로 만났다.
 
‘꽃’의 성공을 보면서 미국에 있는 많은 유명 셰프들도 한국식 바비큐를 위주로 하는 레스토랑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식 고기구이가 가진 장점과 미래가치를 어디서 보았나.
“고깃집 자체는 셰프들의 관심 분야가 아니었다. 감사하게도 ‘꽃’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상상을 다른 셰프들도 하기 시작했다. 사이먼 김이 이런 거 하지 않나, ‘꽃’에서 이런 거 하지 않나 라는 얘기는 다른 이들에게 ‘나도 뭔가 콘텐트를 살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식 바비큐에 관심을 갖는다. 이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스시도 처음에 낯설었지만 누군가 뉴욕에 가져왔고, 이제 매우 중요한 음식이 됐지않나. 첫 한국식 스테이크하우스라는 타이틀로 시장을 이끌고 싶다. 새롭다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 안에서 얼마나 포용력 있는 서비스로 업장을 이끌어 가느냐에 흥망이 달려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한국식 고깃집을 열었으면 좋겠다.”
 
스태프가 고기를 다 구워준다. 교육은 어떻게 하나.
“처음엔 내가 다 했다. 이제는 매달 정기적으로 1시간30분씩 교육을 따로 한다. 보통은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한다. 어떤 부위는 어떻게 구워야 육즙이 제일 잘 보존되는지, 근육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어떻게 썰지 가르친다. 부위별 영어 이름뿐 아니라 한국 명칭도 알려준다. 손님에게도 그렇게 얘기하도록 한다.”
 
‘꽃’의 실내. [사진 꽃, 게리 허]

‘꽃’의 실내. [사진 꽃, 게리 허]

한국 방문은 왜 기획했나.
“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다. 우리 팀만큼 열심히 하는 팀은 없다고 본다. 그게 정말 자랑스럽다. 이렇게 큰 여행을 함께 시간 내서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 음식을 내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데 한국 경험이 적거나 없는 팀원들에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문화를 가진 나라의 음식을 하는 곳에서 일한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한국 문화 자체가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어디를 데려갔나.
“바닷가에도 갔고, 핫하다는 식당에도 갔고, 내가 존경하는 멘토와 지지자들도 같이 만났다. 한여름에 냉면집에 줄 서서 먹는 기분, 저녁 먹으며 소주 한잔 곁들이는 기분, 그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반적인 행동을 경험하게 했다. 해봤으니 본인들 나름대로 그 느낌을 이해하고 기억할 거다. 그리고 그것을 뉴욕에서 만나는 아직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한테 신나고 생생하게 전달할 거다. 그들 하나하나가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퍼뜨리게 되는 홍보대사가 되고, 한국인만의 친절함이라는 걸 전세계 사람들한테 알려주게 될 거다. 이번에 만난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들에게 ‘너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아마 그들은 ‘내가 내 일을 뉴욕에서 하는 건데 왜 감사를 받지’라고 의아해 했을 거다.”
  
한국문화 플랫폼 좀 더 확장할 생각
 
한국을 찾아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있는 ‘꽃’의 팀원들. [사진 꽃, 게리 허]

한국을 찾아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있는 ‘꽃’의 팀원들. [사진 꽃, 게리 허]

한국인만의 친절함이란 뭔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정’이라는 거다. 동네 밥집에 가면 집주인이 알아보고 ‘또 왔냐’ ‘밥은 맛있냐’ ‘필요하면 반찬 더 먹어라’라고 말하는, 인간 냄새 물씬 나는 것이다. 거기에 전문성을 더한 것까지를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친절함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이 많이 퍼져있다. 예전 왕실 문화에서부터 누군가를 보필한다는 개념이 있었던 것처럼, 식당에서 그렇게 손님을 섬기고 싶다. 나는 ‘내가 너를 온전히 챙겨줄께’라며 최상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좋다. 이런 것이 나를 낮추는 것이라고 볼 필요는 전혀 없고, 내 자존심을 다칠 이유도 없다. 내가 손님을 응대할 때만큼은 내 스스로가 사이먼 김이 아니라 레스토랑 ‘꽃’의 매니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서비스를 모두가 할 필요는 없다. 나도 팀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는다. 단지 내 생각이 그렇고, 나는 그런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레스토랑 ‘꽃’은 당신에게 어떤 곳인가.
“내가 반은 한국 문화, 반은 미국 문화에 영향을 받아 섞인 감성을 가진 것처럼, ‘꽃’ 또한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의 하이브리드다. 한국에 있는 것을 단순히 베끼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정통 한국적인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되, 우리는 좀 더 뉴욕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화적인 콘텐트를 제공한다. 양쪽에서 좋은 것을 잘 버무려서 보여주고 싶다.”
 
고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칵테일. [사진 꽃, 게리 허]

고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칵테일. [사진 꽃, 게리 허]

또 다른 레스토랑을 기획하고 있나.
“내년 9월쯤 마이애미에 ‘꽃’을 오픈할 생각이다. 마이애미는 너무나 매력적인 시장인데, 아직 아시안 레스토랑이 적다. 한국식 고깃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땅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음식이 여기 있다’하고 깃발을 꽂고 싶은 곳이다. 뉴욕과 차별점은 마이애미 사람들이 좀 더 친근해할 메뉴를 추가하는 것이다.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니 한국의 물회를 소개하는 식이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또 다른 것을 낼 것이다.”
 
뉴욕에서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뉴욕에서 성공하면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고들 한다. 그 말은 그만큼 뉴욕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사업을 기획하는데, 그 과정에서 뉴욕 사는 사람들이 뭘 원하는 지에 대한 공부는 잘 하지 않는 거 같다. 그들이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열광할 지에 대한 리서치가 필요하다. 뉴욕을 이해하지 못하고 뉴욕에서의 성공을 생각하는 건 헛된 꿈이다. 뉴욕을 공부하시라.”
 
레스토랑 사업가로서 뭘 하고 싶나.
“교포로서, 한국 문화를 널리 지속적으로 세계에 알리고 싶다. 지금은 고기를 매개체 삼아 첫 발을 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음식은 호스피탈리티라는 큰 산업 안에 있는 한 분야다. 추후에는 좀 더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농업까지 말이다. 다른 목표는 이런 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의 활성화다.”
 
이선민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summer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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