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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입장 바꿔 "북한 어선 단속 적절했다"며 공개한 영상 보니

중앙일보 2019.10.18 22:42
7일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과 일본 어업 단속선(오른쪽)이 충돌해 북한 어선이 침몰했지만 선원들은 전원 구조됐다. 사고 해역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황 금어장’으로 알려진 대화퇴(大和堆) 인근으로 북·일 간 갈등이 잦았던 곳이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과 일본 어업 단속선(오른쪽)이 충돌해 북한 어선이 침몰했지만 선원들은 전원 구조됐다. 사고 해역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황 금어장’으로 알려진 대화퇴(大和堆) 인근으로 북·일 간 갈등이 잦았던 곳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최근 동해상에서 발생한 북한 어선과 일본 수산청 단속선의 충돌 장면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해당 충돌은 지난 7일 동해 대화퇴(大和堆) 어장에서 발생했다. 북한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이 북한 어선을 침몰시켰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이날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 선박은 불법 조업을 하고 있었으며 자국의 단속 활동이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수산청이 이날 유튜브와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은 사고 당시 상황을 편집한 것으로 약 13분에 달한다. 수산청은 그러나 충돌 시점을 전후한 장면은 편집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에 유리하게 편집했다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영상은 일본의 단속선 오오쿠니(大國)는 북한의 어선을 향해 물 대포를 쏜 뒤 두 선박이 충돌하고, 그 직후 북한 선박이 침몰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수산청 관계자는 “우리 쪽은 똑바로 달리고 있었는데, 북한의 배가 왼쪽으로 키를 꺾었다”며 “영상 속 북한 어선엔 조업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이 보이며, (일본은) 위법 조업 단속을 위해 적절히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상 속엔 실제 북한 측 승조원들이 조업을 하는 모습은 담겨있지 않다.
 
지난 7일 충돌 사고 이후 물에 빠진 약 60명의 북한 승조원들은 일본 측에 구조된 뒤 인근 북한 선박에 인계됐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입장에서 “(일본이) 우리 어선을 침몰시키는 날강도적인 행위를 감행했다”며 “이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 일본이 바라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공개 희망해온 아베 총리의 유화적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왜 북한 선원을 그냥 돌려보냈느냐”는 질문을 받고 “위법 조업이 확인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신병 구속 등 강제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영상을 공개하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수산청은 공개를 삼갔다.  
 
그러나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영상 공개 요구가 거세지고 일본이 소극 대응했다는 비판이 일자 일본 정부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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