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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린북 발간 이후···7개월 연속 '경기 부진' 역대 최장

중앙일보 2019.10.18 10:00
정부가 7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단을 내렸다. 2005년 3월부터 매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내기 시작한 이후 최장 기간 부진 진단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간한 그린북 10월호에서 “8월에도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고용에 대해서는 “취업자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등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우리 경제 흐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공식적으로 보여준다.
 

수출·투자부진…물가, 사상 최초 ‘마이너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린북에 따르면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ㆍ투자가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9월 수출(잠정)은 전년 동월보다 11.7% 감소했다. 중동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ㆍ컴퓨터 수출이 각각 31.5%와 18.5% 감소한 것이 주요 이유다. 석유화학(-17.6%)ㆍ석유제품(-18.8%)ㆍ일반기계(-1.5%) 등 품목도 수출이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투자 활성화를 주문한 건설 투자도 신통치 않았다. 8월 설비투자·건설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7%, 6.9% 감소했다. 건설수주가 줄고 건축허가 면적이 감소해 향후 건설업체 공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물가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0.4% 떨어졌다.
 
정부가 7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판단한 건 201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종전 최장기록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4개월간이었다. 다만 올해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그 대상이었지만 6∼8월호에서는 ‘수출과 투자’에 국한한 만큼, 부진 판단 범위는 다소 달랐다.
 

고용·소비는 청신호…“재정집행 가속해 대외 불확실성 대응”

정부는 고용·소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재부는 “9월 중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만8000명 증가했다”며 “15~64세 고용률은 67.1%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전년 동월보다 4.1% 증가했다. 또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8월 전(全)산업 생산 역시 0.2% 증가했다. 
 
소비자심리를 나타내는 9월 소비자동향지수(CSI)와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모두 전달보다 올랐다. CSI는 96.9로 전월 대비 4.4포인트 올랐고 BSI는 71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미래 경기 흐름에 대한 전망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내렸다.
 
정부는 재정집행을 가속해 투자·수출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 수출규제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 갈등의 경우 1단계 합의는 있었지만 향후 협상이 불확실하다”며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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