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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경심, 휴대폰 공기계 꺼내더니 유심칩 끼는 법 물어"

중앙일보 2019.10.18 06:00 종합 4면 지면보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연합뉴스]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증거인멸 교사 정황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37)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최근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증거인멸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 진술을 내놓으면서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은 김 차장이 주도한 일"이라며 본인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증거인멸교사 관련 추가 진술
“공기계에 유심칩 끼워 조국과 통화
2012년 일 내가 안고 가겠다 말해”

정 교수 측 진단서 발급 관련 해명
“정형외과 아닌 종합병원서 진단”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최근 6차례 진행된 검찰 소환조사에서 자신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개인 노트북 인멸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6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의 일에 대해서도 "노트북은 본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심 '유심은 어떻게 갈지?' 물어…호텔 카운터서 클립 구해다 줬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 차장을 최근 여러 차례 소환해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의 일을 구체적으로 진술받았다. 김 차장은 검찰에 "9월 6일 아침 정 교수로부터 '켄싱턴 호텔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정 교수가)'올 때 당신 차 뒷좌석에 있는 노트북 가방을 가지고 오라'고도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차장의 핸드폰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그날 오전 7시 17분쯤 정 교수가 김 차장에게 전화해 약 3분간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같은날 오전 8시 3분 김 차장이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 도착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이 이어졌다. 김 차장은 본인의 보스턴백에 노트북 가방을 넣어 간 뒤, 호텔 2층의 비즈니스 코너에서 정 교수에게 노트북 가방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노트북 가방에서 휴대폰 공기계 2개를 꺼내고는 어느 기계에 유심칩을 넣어 사용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해당 공기계가 모두 아이폰으로 보였으며 세부 모델은 서로 달랐다고 진술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켄싱턴호텔 [켄싱턴호텔 여의도 홈페이지 캡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켄싱턴호텔 [켄싱턴호텔 여의도 홈페이지 캡쳐]

이때 정 교수는 김 차장에게 "유심은 어떻게 갈지?" 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김 차장은 본인이 호텔 카운터로 가 클립을 구해왔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정 교수의 휴대폰 공기계에서 유심 트레이를 꺼낼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진술에 따르면 정 교수와 김 차장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호텔 2층 비즈니스 코너를 뒤로 하고 7~9층에 있던 정 교수 객실로 올라갔다. 객실에서 노트북을 살펴본 정 교수는 유심칩을 새로 끼운 휴대폰을 이용해 조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에게 전화해 2012년~2013년도 당시 얘기를 꺼내면서 '내가 다 안고 가겠다', '조교가 한 것 같다' 같은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정 교수는 아들이 2013년 동양대에서 받은 인문학 강좌 수료증을 활용해 딸의 2012년 9월 7일자 동양대 봉사활동 표창장을 직접 만들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조 전 장관에게 "국회의원들에게 수긍하라"는 말도 건넸다고 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동양대서 컴퓨터 파일 열어보더니 '이걸 언제 다 보나' 말했다"

 
정 교수는 8월 28일 자택 서재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도 김 차장이 주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김 차장에게 하드디스크를 하나만 사오라고 시켰는데 김 차장이 두개를 사왔으며, 김 차장이 서재에 있는 동안 본인은 서재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을 내놨다. 그는 검찰에 "정 교수가 HDD, SSD를 하나씩 사오라고 했다"며 "자신의 카드로 결제하라며 (장애인)복지카드를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 교수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교수는 6살 때 사고로 우안을 실명했다. 정 교수는 이 때문에 6급 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또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정 교수가 서재에 여러차례 드나들었다"며 "조 전 장관 아들이 샌드위치를 들고 서재에 들어오기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들이 9월 3일 오후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총무복지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들이 9월 3일 오후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총무복지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는 8월 31일 자정 무렵 경북 영주 동양대에 내려가 연구실 PC를 반출한 사실도 김 차장이 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이에 대해서도 "정 교수가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켜고 파일을 열어보더니 '이걸 언제 다 보나?'라고 말했다"며 "이어 그냥 차에 실으라고 지시해 그렇게 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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