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아르갈란트의 ‘서울시 미래를 가꾸는 숲’ 조림장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술나무·노란 아카시아 묘목이 자라고 있다. 김정연 기자
서울시 지원 푸른아시아 4년 성과
10곳에 숲 조성, 대형 조림 사업
“사막화 막아야 한국 황사도 줄어”
벌써 자연이 살아나는 모습도 보인다. 조림장의 1년생 작은 나무 사이사이 빈 땅에 갈대를 닮은 길쭉한 식물, 사막화 지표 식물인데르스가 자라고 있었다. 푸른아시아 몽골지부 신동현 차장은 “지금은 데르스가 이렇게 나 있지만, 얼마 전까지 이것조차 못 자라는 땅이었다”고 말했다.
숲을 가꾸는 조드옹후(40) 주민팀장은 “이전엔 목축을 하다가 아르갈란트에 정착해 산 지 10년째인데, 건조하고 풀도 거의 안 자라 가축을 키우는 것도 어려웠다”며 “지금은 잡풀도 많이 자라고, 여름에 푸르게 바뀌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했다. 1977년부터 이곳에 살았다는 주민 엥흐만다흐(54)씨는 “마른 흙에서 피어나는 먼지가 점점 심해졌는데, 나무를 심고 나서는 먼지도 확 줄어서 8살 손자가 기침을 훨씬 덜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는 산림학 석사 출신의 현장 매니저 아리용토야(30)씨도 합류했다.
푸른아시아는 인천·고양 등 지자체와 KB국민은행·BC카드 등 기업의 지원으로 몽골 전역 10곳에 숲을 만들고, 몽골 산림청과 손잡고 사막화가 진행된 고비사막에 대형 조림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단체 오기출 상임이사는 “몽골이 사막화되면 그 여파가 황사가 돼 한국까지 미친다”며 “처음에 우리가 나무를 심을 땐, 사람들이 ‘그게 되겠냐’고 했지만, 심고 나니 현지 주민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알아채더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를 심는 일은 시간이 걸리지만, 사막화에 대응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개발계획에 따르면 몽골의 평균 기온은 74년간 2.07도 올랐다. 이로 인해 몽골 전역에서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르갈란트(몽골)=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