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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주민 “나무 심은 뒤 먼지 확 줄었어요”

중앙일보 2019.10.18 00:04 종합 16면 지면보기
몽골 아르갈란트의 ‘서울시 미래를 가꾸는 숲’ 조림장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술나무·노란 아카시아 묘목이 자라고 있다. 김정연 기자

몽골 아르갈란트의 ‘서울시 미래를 가꾸는 숲’ 조림장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술나무·노란 아카시아 묘목이 자라고 있다. 김정연 기자

지난 8일 몽골 울란바토르 서쪽 아르갈란트 솜(우리의 군(郡)에 해당). 과거엔 밀 재배 지역이었으나, 모래바람이 많아지며 황폐해진 곳이다.
 

서울시 지원 푸른아시아 4년 성과
10곳에 숲 조성, 대형 조림 사업
“사막화 막아야 한국 황사도 줄어”

낮은 산에 둘러싸인 넓은 평지 한켠에 위치한 이곳 마을 앞에는 울타리로 둘러친 ‘미래를 가꾸는 숲’이 있었다. 서울시 지원으로 푸른아시아가 2016년부터 약 100㏊(100만㎡) 땅에 8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만든 조림장이다. 가장자리엔 방풍수로 포플러 2만 그루를, 안쪽에는 몽골에서 민간약·차로 쓰는 차차르간(산자나무, Sea Buckthorn) 나무 6만 그루를 심었다. 내년까지 10만 그루를 채울 계획이다.
 
벌써 자연이 살아나는 모습도 보인다. 조림장의 1년생 작은 나무 사이사이 빈 땅에 갈대를 닮은 길쭉한 식물, 사막화 지표 식물인데르스가 자라고 있었다. 푸른아시아 몽골지부 신동현 차장은 “지금은 데르스가 이렇게 나 있지만, 얼마 전까지 이것조차 못 자라는 땅이었다”고 말했다.
 
숲을 가꾸는 조드옹후(40) 주민팀장은 “이전엔 목축을 하다가 아르갈란트에 정착해 산 지 10년째인데, 건조하고 풀도 거의 안 자라 가축을 키우는 것도 어려웠다”며 “지금은 잡풀도 많이 자라고, 여름에 푸르게 바뀌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했다. 1977년부터 이곳에 살았다는 주민 엥흐만다흐(54)씨는 “마른 흙에서 피어나는 먼지가 점점 심해졌는데, 나무를 심고 나서는 먼지도 확 줄어서 8살 손자가 기침을 훨씬 덜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는 산림학 석사 출신의 현장 매니저 아리용토야(30)씨도 합류했다.
 
푸른아시아는 인천·고양 등 지자체와 KB국민은행·BC카드 등 기업의 지원으로 몽골 전역 10곳에 숲을 만들고, 몽골 산림청과 손잡고 사막화가 진행된 고비사막에 대형 조림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단체 오기출 상임이사는 “몽골이 사막화되면 그 여파가 황사가 돼 한국까지 미친다”며 “처음에 우리가 나무를 심을 땐, 사람들이 ‘그게 되겠냐’고 했지만, 심고 나니 현지 주민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알아채더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를 심는 일은 시간이 걸리지만, 사막화에 대응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개발계획에 따르면 몽골의 평균 기온은 74년간 2.07도 올랐다. 이로 인해 몽골 전역에서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르갈란트(몽골)=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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