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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자초한 가시밭길

중앙일보 2019.10.18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32강> ●커제 9단 ○이영구 9단
 
3보(31~46)=앞서 때 이르게 실수를 저지른 이영구 9단은 마음이 급해졌나 보다. 바둑에서는 바로 이러한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실수를 덮기 위해 황망해진 마음으로 욕심을 내다보면 더 큰 실수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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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 최강자를 만난 이영구 9단은 마음이 얼어붙었는지, 가장 경계해야 할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커제 9단이 31로 하변을 넘어가자고 했을 때, 바로 32로 차단한 것이 뼈아픈 실착이었다. 섣부르게 상대를 제압하려 했지만, 오히려 재앙을 자초하는 성급한 수였다.
 
참고도

참고도

지금은 ‘참고도’ 백1로 위에서 봉쇄하는 작전을 펼치는 것이 현명했다. 하변을 넘겨주더라도 중앙을 두텁게 하고 좌변 공격에 집중했어야 했다. 반상 전체의 흐름을 볼 때 이렇게 두는 편이 장기적으로 판을 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실전은 상대의 길목을 섣부르게 막은 대가로 37, 39로 하변을 돌파당하는 것이 너무도 아프다.
 
아직 많은 수순이 진행되진 않았지만 45가 놓이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릴라제로’는 흑의 승률을 80%로 내다보고 있었다. 벌써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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