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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수처 설치에 “국회가 인사 통제하면 문제 없지 않나”

중앙일보 2019.10.17 19:56
윤석열 검찰총장이 현재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올라가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찬성하지만,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尹 “공직비리 수사 여러 곳서 상호 견제해야”
與 “검찰, 민주적 통제” 지적엔 “법률 근거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한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한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윤 총장은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수처를 설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를 뭐라고 보느냐’는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개인적 말씀을 좀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에 전 동의한다. 그래서 공수처만이 아니라 금융수사청이라든지, 마약수사청이라든지, 미국 법무부에 있는 여러 디비전(division·분과)들처럼 다양한 전문 수사·소추기관을 많이 만들고, 검찰은 경찰 송치 사건이나 전문 수사·소추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리를 수사하는 식으로 상호 견제가 되도록 전문화·다양화된 형사법 집행 기관들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공직 비리를 여러 군데에서 (수사)하면서 서로 견제도 할 수 있고, 더 많은 수사를 할 수 있고, 그러면 부패가 좀 단속되지 않겠느냐.”
 
윤 총장은 다만, 공수처 등 ‘수사·소추기관’의 장(長)에 대해선 국회 인준을 통한 통제 방안을 제시했다. 윤 총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공수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느냐’는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의 물음에 “공수처장과 검사의 선임에 대해서 대통령의 입김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알기로 미국은 법무장관뿐 아니라 법무부 내 주요 수사·소추부서의 장, 아주 힘이 센 부서의 장들은 상원의 인준을 다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가 인사로 통제하면 문제가 없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 법안(백혜련 의원안)은 바른미래당의 법안(권은희 의원안)과 달리 공수처장에 대한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은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편에 대해선 “정치적 중립과 검찰 권력의 분산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대검 차장이 당연직 부회장으로 있는 형사소송법학회가 지난 5월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법에 원색적 비난 성명을 발표해 큰 파장이 일었다’고 지적하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다. 윤 총장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대표인 대의기관에서 권력기관을 개편하는데, 검찰뿐만 아니라 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자기들의 힘을 써서 그걸 막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도 “소위 문민통제라는 이름의 민주적 통제도 법률에 입각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총장의 ‘동전의 양면’ 발언은 최근 검찰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여권에서 “선출되지 않은 검찰이 과도하게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공세를 펴는 것을 완곡하게 반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총장은 “한국당 의원들께선 정치적 중립을 더 강조하시고, 민주당 의원들께선 민주적 통제와 권한 분산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두 가지가 다 같이 갈 때 검찰이 국민의 공복기관으로서 더 신뢰받고 원칙대로 일을 잘할 수 있게 되는 거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경희·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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