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일 만에 침묵 깬 윤석열…"좌고우면하지 않겠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여권이 검찰에 대한 잇단 압박성 발언을 내놓는 데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은 8월 27일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방위적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51일 만에 나온 첫 수사 관련 언급이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의 착수 배경에 대해선 "이런 종류의 사건은 제 승인과 결심 없이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논의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과정이 어땠는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조 전 장관과의 '동반 사퇴론'에 대해선 "제게 부여된 일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할 따름"이라고 답변했다. 검찰총장의 임기제(2년)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1988년 도입됐다. 윤 총장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검찰, 살아있는 권력에 떳떳하지 못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추진계획과 관련, '마지막 부탁'을 영상으로 담았다. [법무부 페이스북 캡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17/5650084a-ac05-4488-8502-b500d534b844.jpg)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추진계획과 관련, '마지막 부탁'을 영상으로 담았다. [법무부 페이스북 캡쳐]
검찰 안팎에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언급이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두고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를 전제로 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도 잇따랐다. 정 의원은 "정부와 여권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한다"고 전제하며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조 전 장관) 가족 소환 방식에 대한 윤 총장의 의견을 물었다. 검찰은 사실상 공개 방침이었던 정 교수를 돌연 비공개로 소환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 배우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윤 총장은 "밖에서는 어떻게 보실지 몰라도 수사팀의 판단에 의해서 어떤 부끄러움 없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與 "피의사실 공표 문제"… 尹 "보안각서 받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비공개 소환된 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출입구 앞에 포토라인이 붙어있다. 최승식 기자
윤 총장은 "이번 수사는 들어갈 때 (수사팀 관계자들에게) 전부 보안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사건에 비해 조금 더 각별하게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조 장관 관련 수사) 사건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법으로 금지된 피의사실 혐의 내용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도록 굉장히 철저하게 지금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 수사팀' 카톡방 'JK' 운영 논란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서울 대검찰정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백 의원은 한동훈(46·27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급)을 일으켜 세워 해당 카톡방의 멤버 중 한 부장과 송 차장을 제외한 세 명이 누군지 캐물었다. 이에 대해 한 부장은 "(조 전 장관 관련) 사건 수사 관계자들"이라며 "수사와 관련해 어떤 여론이 있는지 파악하는 정도의 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관련 논란에 대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 라인을 벗어나서 한 부장이 다 스크린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지휘선 벗어난 게 아니라 차장검사는 원래 (대검) 선임연구관이나 반부패부장 등과, 검사장은 총장과 연락을 많이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도 "카톡방 이름인 J.K는 '조국'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기정·김수민·정진호·윤상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