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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랑의교회 도로 점용허가 위법" 최종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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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랑의교회 도로 점용허가 위법" 최종 판결

중앙일보 2019.10.17 13:17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담당차장 vangogh@joongang.co.kr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가 17일 대법원으로부터 ‘사랑의교회 지하공간 도로점용 허가’건에 대해 위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는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 점용 허가 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서초구가 도로 지하에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을 허가한 것이 재량권을 남용해 위법”이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서초동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도로지하 점용 부분이 문제가 되자 "사랑의교회는 영적공공재"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중앙포토]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서초동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도로지하 점용 부분이 문제가 되자 "사랑의교회는 영적공공재"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중앙포토]

 
이에 따라 사랑의교회는 지하공간의 도로점용 부분을 원상회복하든지, 아니면 위법 판결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도로 밑 지하공간을 원상회복할 경우 사랑의교회 본당의 강단 부분이 사라지고 좌석 규모도 줄어든다. 지하공간은 현재 본당 강대상과 방재실, 강사 대기실, 화장실, 계단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복구 비용으로 391억 원을 추산한 바 있지만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원상 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공시 지가의 5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연간 수십억 원씩 내야한다.   
 
박성중 구청장(현 자유한국당 서초을 국회의원)이 재임하던 지난 2010년 4월 서초구는 건축 중이던 사랑의교회의 건물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 받고 점용료를 징수하는 조건으로 서초동 도로 지하 1077㎡(326평)에 대한 건축허가와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  
 
사랑의교회는 처음에 6000여 석에 달하는 초대형 지하예배당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구입한 부지가 좁자 서초구청에 공공도로 지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구청 치수과는 “하수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지”라며 반대했고, KT와 서울도시가스도 통신선과 가스관이 매장돼 있어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지만 결국 허가가 났다.
 
사랑의교회 건축허가와 도로점용 허가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제기됐다. 박성중 당시 구청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건축 허가를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러 군데서 요청이 있었다. 전 청와대 인사도 있었다”며 외압이 있었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사랑의교회. 예배당 옆 참나리길 도로의 지하를 점용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17일 위법 판결이 났다. [중앙포토]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사랑의교회. 예배당 옆 참나리길 도로의 지하를 점용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17일 위법 판결이 났다. [중앙포토]

 
2011년 말 서초구 주민 294명이 서초구청의 도로점용 허가가 부당하다며 서울시에 주민 감사를 청구했다. 2012년 6월 서울시는 도로점용 처가 처분이 위법ㆍ부당하다며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가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 두 달 후에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서울시가 뭐라 하든, 누가 뭐라 하든 간에 우리는 늘 얘기하듯이 세상 사회법 위에 도덕법이 있고, 도덕법 위에 영적 제사법이 있다. 100~200명이 그렇게 난리를 치고 행정소송을 해도, 서초구에만 우리 등록 교인이 2만 수천 명이다. ‘영적 공공재’라는 게 있다. 이건 영적 공공재다. (사랑의교회는) 출사표를 던졌고, 배수진을 쳤다”며 도로점용의 정당성을 설파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서초구청이 서울시가 발표한 주민감사 수용을 거부하자, 주민소송단과 사랑의교회 간 법적 다툼이 본격화했다. 1심과 2심에서는 “이 사건은 주민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주민소송단 청구가 각하되고 항소는 기각됐다. 그런데 2016년 5월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교회가 공공성 없이 사실상 ‘임대’에 가까운 행위를 했다. 도로점용이 적법하지 않다”며 “이 사건은 주민 소송 대상이 맞다. 처음부터 다시 심사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다.  
 
파기환송 1심과 2심은 도로점용 허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은 “(사랑의교회는) 이 교회를 건축함에 있어 도로 지하 부분을 이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도로 지하 점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도로점용 허가를 추진한 데에는 ‘대형 교회를 지향하여 거대한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의도’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볼 여지도 있다”며 교회 대형화를 위해 위법을 저지른 점도 지적했다.  
 
 17일 사랑의교회 측은 내부 회의를 거친 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랑의교회'명의의 입장문은 "참나리길 지하점용 허가와 건축의 모든 과정은 적법하게 진행되어 왔기에 앞으로도 교회의 본분을 다하며, 교회에 주어진 열린공간으로서의 공공재 역할을 더욱 충실히 감당하며 실천해 나가겠다"며 "소송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사항들에 대해 가능한 법적·행정적 대안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향후 서초구청의 대응을 확인한 뒤 구체적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서초구청은 대법원 판결 직후에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판결 내용에 따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원상회복 명령 등 구체적인 조치 내용과 시기는 대법원의 판결문이 접수되는대로 법률 전문가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랑의교회 설립자인 고 옥한흠 목사는 복음주의 진영에서 존경받는 목회자였다. 당시 사랑의교회는 강남의 대형이면서도 여타 대형교회와 달리 교계에서 신뢰와 명망이 있었다. [중앙포토]

사랑의교회 설립자인 고 옥한흠 목사는 복음주의 진영에서 존경받는 목회자였다. 당시 사랑의교회는 강남의 대형이면서도 여타 대형교회와 달리 교계에서 신뢰와 명망이 있었다. [중앙포토]

 
사실 사랑의교회는 강남의 대형교회지만 오히려 ‘복음주의 진영의 모범적 교회’였다. 사랑의교회를 개척한 고(故) 옥한흠(1938~2010) 목사는 ‘십자가’와 ‘제자훈련’에 방점을 찍으며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해 이 교회를 개척했다. 강남이 개발되면서 그들이 떠나갔다. 최근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교인들이 늘어나는 게 오히려 두렵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원로 목사가 된 후에는 후임 오정현 목사의 대형 예배당 건축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오정현 목사가 부임하면서 사랑의교회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초대형 예배당 건축은 전적으로 오 목사가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교인들도 분열됐다. 그 밖에도 오 목사는 논문표절과 학력위조, 재정유용 의혹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랑의교회는 예배실을 철거하거나 도로를 복구하는 비용을 서초구청에 청구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만약 그럴 경우 서초구청과 사랑의교회가 갈등 관계가 되고, 도로점용 허가 과정에서 정관계의 외압설이 제기된 만큼 사랑의교회도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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