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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누굴 고소한 적 없다, 한겨레 사과는 꼭 받아야겠다"

중앙일보 2019.10.17 12:0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겨레로부터) 사과를 꼭 받아야겠습니다”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22일 만에 입을 열었다. 윤 총장은 '건설업자 윤중천씨 별장에서 윤 총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그는 사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윤 총장은 국정감사 전까지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의혹 수사를 시작한 이후 외부 노출을 자제하며 수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22일 만에 공식 석상 나온 윤석열
조국 수사엔 "원칙대로 하겠다"
사퇴 의혹엔 "앞으로도 부여된 일 철저히"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열렸다. 대검 국감에는 윤 총장과 한동훈(46·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조 전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핵심 간부들이 모두 참석했다.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한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7분 국정감사장에 들어섰다. 윤 총장은 이날 증인 선서를 한 이후 굳은 표정을 한 번도 풀지 않았다.
 

"1면에 사과하면 고소 취하 고려"

윤 총장은 법사위 위원 질의 대부분에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지만 한겨레 보도에 관해서는 강하게 발언했다. 한겨레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을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의에 답변하는 중 깍지 낀 손을 풀기도 했다. 
 
윤 총장은 "살면서 어마무시한 공격을 많이 받았지만 누구를 고소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 보도는 확인 없이 게재했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검찰이라는 기관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왜 이런 보도를 하게 됐는지, 같은 지면에 공식 사과를 한다면 고소를 유지할지 검토해보겠다"고도 말했다. 한겨레는 윤 총장 의혹 보도를 1면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 총장이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중요한 결정은 차분하게 판단해봤으면 한다"며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공권력 집행자는 절대 감정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 "배후까지 밝히는 수사 있어야" 

한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계속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은 “한겨레 기사에 대해서는 배후까지 밝히는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며 “윤석열을 몰락시켜 조국 수사 정당성을 공격하려는 수법으로 당연히 고발하고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법사위 간사이기도 한 여상규 의원은 “적당히 수사하고 고소 취하하거나 사과 한 마디 했다고 고소 취하하거나 이럴 만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사퇴 묻자 "앞으로도 원칙대로"

윤 총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건 지난 9월 25일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 개회식이다. 당시 윤 총장은 “수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만 짧게 밝혔다. 윤 총장은 지난 8월 말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사모펀드사 코링크PE 등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한 이후 저녁 약속을 잡지 않고 점심은 참모들과 대검 구내식당에서 먹어왔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은 이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동반 퇴진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묻자 윤 총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어떤 사건이든 원칙대로 처리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며 “제게 부여된 일을 충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 수사를 원칙대로 해왔으며 앞으로도 원칙을 지켜가겠다는 의미다. 

14일 오후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14일 오후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 전 장관 수사 첫 언급 "신속하게 하겠다" 

또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말을 꺼냈다. 그는 "(조 전 장관 관련 사건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방침이다"며 "절차에 따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정무감각이 없는 건 똑같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를 의식한 듯 '과거와 비교해 변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정무감각이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오전 국감에서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윤 총장은 “저를 비롯해 함께 일을 한 수사팀 모두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며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지금까지 국감에서 ‘윤석열 어록’이라 명명될 발언을 남길 만큼 주목받아 왔다. 2013년 국감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총장은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받은 국감에서는 윤 총장 장모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국감에서 할 질문인가”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진호·윤상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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