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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 항의 입국자 폰카 vs 보안 위한 공항CCTV, 누가 잘못 했나

중앙일보 2019.10.17 12:00
김포국제공항. [뉴스1]

김포국제공항. [뉴스1]

공항 내 폐쇄회로(CC)TV의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한국공항공사가 “수용 못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7일 공항공사 사장에 부적절한 CCTV 사용은 사생활 침해 등에 해당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교육’을 권고했으나, 공항공사 측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공항CCTV로 휴대전화 번호와 인터넷 검색 감시”

논란은 진정인 A씨가 지난 2017년 3월 3일 오후 3시쯤 중국을 다녀와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 발을 들이면서부터 시작됐다. A씨는 세관 입국장 식물검역 검사대에서 참깨와 건대추 등을 검사받았다. A씨가 그동안 수차례 들여온 물건들이다. A씨는 이때부터 세관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 들여온 물건인데 왜 검사 하느냐”“왜 나만 잡느냐”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200여명의 승객 중 A씨를 포함해 3명이 세관검사를 받았다. A씨는 분쟁을 벌이면서 세관원과 공항 시설 등을 본인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출동한 공항경찰대는 소란 상황을 종합상황실에 통보했다. 
 
소란이 발생한 지 약 3시간 뒤인 오후 6시 50분쯤 A씨는 공항 내 대기석에 앉아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을 재생하고, 지인과 개인적인 통화를 했다. 대기석에선 세관원이나 공항시설을 촬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항 내 설치된 CCTV는 이후 약 12분간 A씨를 모습을 담았다. 이 중 1분 43초 동안 공항 CCTV는 초근접 부감촬영을 통해 A씨의 휴대전화 화면도 촬영했다. A씨가 동영상을 재생하는 화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전화번호를 검색하는 장면도 CCTV에 담겼다. 
 
인권위는 “CCTV 등의 감시장비를 통한 테러·범죄예방 행위도 설치 목적의 범위 안에서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CCTV 감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는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공항공사 운영 기본계획 등에서도 “CCTV 카메라는 경비보안 목적 외 타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항공사 “보안업무…개인정보 침해 아냐”

공사 측은 “A씨가 세관검색과정에서 허가 없이 국가주요시설인 공항 내부시설과 세관원 등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했고, 이로 인한 보안 정보유출 등의 사고방지를 위해 CCTV로 모니터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휴대전화를 촬영한 것은 사진촬영 금지구역에서 사진촬영 여부를 계속 확인하는 행위였다”며 “세관원들과의 분쟁사건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업무의 연속 선상에서 발생한 상황으로 개인정보 침해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공항공사에 CCTV 운영 시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안업무규정을 보완하는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담당 직원들의 직무교육 등을 권고했지만, 공항공사는 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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