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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이 강요한 고통, 인민 분노로 변했다”

중앙일보 2019.10.17 00:07 종합 12면 지면보기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나라 형편이 어렵다며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오른쪽부터) 등이 말을 타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나라 형편이 어렵다며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오른쪽부터) 등이 말을 타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15일 보도했다. 북한이 ‘지방 현대화의 모범’으로 꼽고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했다고 전하면서다.  
 

대북 경제제재에 직접 불만 제기
연말 협상 시한 앞두고 카드 주목
백두산 찾아 백마 탄 김정은
그뒤엔 김여정·현송월 따라가
말 타는 모습은 김일성 연상 전략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삼지연군을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을 한 성지(聖地)로 삼고 있다”며 “김 위원장 지시로 북한은 2016년부터 이 지역을 리모델링하고, 관광지역을 꾸리는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4일에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방문(보도일기준)했다.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등 협상 진행 기간 대미 비난을 삼갔던 김 위원장은 이날 “인민의 분노”라는 표현까지 쓰며 미국을 겨냥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고통이 아니라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 조이기 하려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중략) 우리 힘으로 앞길을 헤치고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제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촉구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백마를 타고 등정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은 특히 김 위원장이 가죽띠로 장식한 백마를 타고 백두산의 벌판과 숲속 산악 도로를 이동하는 사진 8장을 공개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백두혈통임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상징조작”이라고 말했다.  
 
말을 타고 항일무장투쟁에 나섰던 김일성의 뒤를 잇는 지도자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부각하려는 차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 위원장 이 백두산 지역을 찾은 뒤 대내외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점에서 ‘백마 탄 등정’이 또 하나의 변곡점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 30일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찾은 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고, 장거리미사일(화성-15형) 발사와 핵 보유 선언을 한 직후인 2017년 12월 9일 백두산을 등정하고는 남북 관계 개선 및 북·미 협상에 나선 적이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올 연말을 대미 협상의 시한부로 정한 상황이어서 모종의 카드를 내 놓을 지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은 “(동행한 간부들은 김 위원장이)백두령봉에서 보낸 위대한 사색의 순간들을 목격하며 또다시 세상이 놀라고 혁명이 한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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