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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수들 굉장히 격렬한 몸싸움…이게 축구냐 싶었다"

중앙일보 2019.10.17 00:06 종합 16면 지면보기
북한 평양에서 월드컵 2차예선을 치른 이강인(오른쪽 둘째) 등 축구국가대표팀이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북한 평양에서 월드컵 2차예선을 치른 이강인(오른쪽 둘째) 등 축구국가대표팀이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섰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박 3일 간의 체류 기간 공식 훈련과 경기를 위한 ‘외출’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보냈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16일 전했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 15일 북한 국가대표팀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전을 치르고 16일 오후 평양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평양 원정 국가대표팀 뒷얘기
“가져간 음식 신고 안했다 못 먹어
훈련 때 빼고 호텔 안에만 머물러”
김민재 “무관중도 경기 일부라 생각”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나 훈련 등 공식 일정 이외의 시간은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평양을 출발하기 전까지 호텔 밖으로 전혀 나가지 못했고, 호텔 직원들도 꼭 필요한 말 외에는 질문에 답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전속 요리사를 동행한 대표팀은 현지 식자재 조달의 어려움을 고려해 고기와 해산물 등을 챙겨 갔지만, 별도의 사전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물품이라 숙소로 가져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호텔측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해결했다고 한다. 북한과 H조에 편성된 한국은 당초 예상과 달리 관중도 없고, 생중계도 없이 진행된 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번 평양 축구 경기는 ‘희한한 3무(無)경기’로 불리고 있다. 경기를 주관한 아시아축구협회(AFC)는 주최국가가 원정팀의 취재 활동을 보장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 기자단의 방북을 허용치 않아 깜깜이 경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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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는 “북한이 굉장히 격하게 나왔다. 선수들이 ‘이게 축구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강한 몸싸움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3·베이징 궈안)는 이날 베이징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관중 경기는 경기의 일부라 생각하고 (경기를) 했다”며 “특별한 건 없었다”고 관중없이 진행한 북한과의 경기 소감을 전했다.
 
선수단은 이날 베이징을 경유해 귀국했지만, 대표 선수 중 수비수 김민재, 박지수(25·광저우 헝다)와 공격수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은 귀국하지 않고 바로 중국의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독일프로축구 미드필더 백승호(22·다름슈타트),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과 스페인 라리가 미드필더 이강인(18·발렌시아), 카타르리그 수비수 이재익(20·알라이얀), 미드필더 정우영(30), 남태희(28·이상 알사드)도 베이징에서 남북축구 벤투호 동료와 헤어져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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