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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교무부장 "내가 분노의 타깃 됐다"···검찰은 7년 구형

중앙일보 2019.10.16 16:12
숙명여고 재직 중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교무부장. [뉴시스]

숙명여고 재직 중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교무부장. [뉴시스]

"이번 사건을 겪으며 국민적 관심에 뒷받침되지 않는 현 교육제도와 행정의 부재에 국민이 긍정적 변화를 요구함을 느꼈습니다. 아쉽게도 교육청은 해결책으로 저를 경찰에 넘겨 분노의 타깃이 됐고 저는 타인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되게 됐습니다"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2)씨의 항소심 결심공판. 피고인석에서 일어난 현씨는 "감정이 격해져 써온 것을 읽겠다"며 적어온 최후진술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유년기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례까지 언급하며 현재 자신이 받는 혐의와 세간의 의혹이 부당한 편견임을 호소했다. 그는 "단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의혹과 공격을 받고, 온갖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아이들의 입학 과정, 동아리 선발 과정 등 모든 활동이 의심받는다"고 말했다. 
 
현씨는 같이 시험지를 유출했다고 의심받는 쌍둥이 딸과 나머지 가족들의 상황도 상세히 재판부에 전했다. 퇴학을 당한 쌍둥이 딸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게 됐으며, 셋째 역시 감정적으로 피폐해졌고, 홀로 가족을 부양한 아내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의 상황을 전한 현씨는 "22년간 숙명에 재직하며 그 어떤 불의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제가 학생들에게 훌륭한 선생이라고 할 순 없지만, 기본은 한 선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범행 부인 반성 없어"…징역 7년 구형

검찰은 현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증거에 의해서 합리적인 증명이 됐다고 본 1심 판결 논리 근거는 타당하다"며 "현씨가 수사단계부터 항소심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증거 인멸을 시도하려고 한 정황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의 검사 구형과 같은 형(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현씨의 문제 유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었다. 
 

재판장 "5등과 1등은 달라…급상승 방법 보이라"

"띠띠띠띠띠…띠리리~" 이날 법정에서는 금고 비밀번호 키를 누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현씨측이 원심이 유죄의 근거로 본 '금고 접근 가능성' 등을 반박하려고 실제 숙명여고 교무실에 비치됐던 시험지 보관 금고를 열려면 얼마나 큰 소리가 나는지 보이겠다며 녹음해온 소리를 법정에서 재생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실제 시험지를 보관한 그 금고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숙명여고에 비치된 바로 그 금고다"라고 답했다. 검찰 측이 "재생하는 스피커 볼륨의 문제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변호인은 "필요하면 현장검증이라도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강남·노원지역 10개 여고에 성적이 급상승한 학생들이 있는지 신청한 사실조회 답변도 이날 공판에서 일부 공개됐다. 현씨측은 "D여고에도 성적이 급상승한 사례가 있고 특히 쌍둥이들이 다니던 숙명여고에 급상승한 사례가 가장 많아 유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현씨 변호인은 "숙명여고에는 몇 학기 내에 전교 성적이 249등에서 135등, 4등으로 상승한 사례가 있고 179등이 다음 학기 5등, 그다음 학기는 4등으로 올라간 사례도 있다"며 "피고인 딸들보다 더 급상승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내신시험과 모의고사 성적이 크게 차이 나는 점에 대해서도 "숙명여고에도 모의고사에서 수학 272등인 학생이 전교석차는 4등, 국어가 222등인 학생이 전교석차 5등인 학생들이 있다"며 "내신을 토대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과 수능을 토대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이 다른 입시 제도와 관련한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현씨측 변론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재판장인 이관용 부장판사는 "우리도 학교를 나왔고, 자녀를 기르고 변호인들도 그렇지 않으냐"며 "전교 5등과 전교 1등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 등수인데 기존 방식으로 공부해서 어떻게 급상승했는지 설명이 안돼 궁금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그 부분은 선고 전까지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현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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