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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흡연실 두면 OK?…발암물질 노출로 간접흡연 '빨간불'

중앙일보 2019.10.16 16:04
실내 흡연실을 설치해도 간접흡연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실내 흡연실을 설치해도 간접흡연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사람들이 많이 찾는 PC방ㆍ당구장ㆍ볼링장ㆍ스크린골프장 등 실내 공중이용시설은 기본적으로 ‘금연’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업소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하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은 사람을 위한 흡연실은 따로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가게는 흡연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실내 흡연실을 만들어 놓고 있다.
 

PC방 등 공중이용시설, 흡연실 설치 가능
초미세먼지 많고 발암물질 농도도 높은 편

흡연실 뒀어도 니코틴 등 근무자 노출 확인
일부는 흡연자 수준 "전면 금연구역화 필요"

하지만 흡연실을 운영하는 PC방ㆍ당구장 등은 전면 금연 시설과 비교했을 때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공간을 별도로 분리했더라도 담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는 16일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책임자 이기영 서울대 교수)를 공개했다.
 
질본에 따르면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과 대구ㆍ경북 지역 12개 업종 1206개 업소를 대상으로 실내 흡연실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PC방의 94.8%, 당구장 87%, 볼링장 83%, 스크린골프장 60%에서 흡연실이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나 가족 이용객이 많은 PC방, 볼링장도 대부분이 실내에 흡연실을 둔 것이다.
당구장 등 실내 공중이용시설은 기본적으로 금연 구역이다. [사진 pixabay]

당구장 등 실내 공중이용시설은 기본적으로 금연 구역이다. [사진 pixabay]

연구팀은 이처럼 실내 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 100곳을 선정했다. 그리고 실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와 담배에서 생성되는 1급 발암물질인 NNK 농도가 어떤지 측정했다. 수도권 PC방 23곳 중 5곳(21.7%)에서 초미세먼지 실내 공기 질 기준(50 μg/m3 이하)을 초과했다. 최대 농도는 188.3 μg/m3까지 나왔다. 실내 표면 NNK 농도도 당구장ㆍPC방ㆍ스크린골프장 등이 카페 같은 업소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금연구역이라도 근처 흡연실로 인해 간접흡연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했다. 연구팀은 실내 흡연실이 설치된 시설에서 일하는 비흡연자 155명과 전면 금연 시설에서 일하는 비흡연자 43명을 각각 선정한 뒤 소변 내 코티닌(니코틴 대사 산물), NNAL(NNK 대사 산물) 농도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흡연실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코티닌(평균 1.79ng/mL), NNAL(평균 2.07pg/mL) 측정치가 금연 시설 종사자(평균 코티닌 0.75ng/mL, NNAL 1.09pg/mL)보다 각 2.4배, 1.9배 높았다. 특히 몇몇 사람에게선 흡연자에 가까운 수준의 코티닌(최대 21.40ng/mL), NNAL(최대 12.90pg/mL)이 검출됐다. 실내 흡연실 설치로 인해 오랜 기간 업소에 머무르는 근무자들의 건강이 이미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가게를 자주 찾는 이용객들도 간접흡연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 내 비흡연 근무자의 생체지표 측정 결과. [자료 질병관리본부]

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 내 비흡연 근무자의 생체지표 측정 결과. [자료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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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은 "공중이용시설 내 실내 흡연실 운영으로 이용객과 근무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이들 시설은 청소년과 가족 단위 이용이 많기 때문에 금연 구역, 흡연실 기준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5월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단계적으로 모든 공중이용시설 실내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실내흡연실 폐쇄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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