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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체에 기약 없이 방치된 방사성 고철 전국 21건

중앙일보 2019.10.16 14:05
국내 한 공장에 방치된 방사선 검출 재활용고철. 2017년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국내 한 공장에 방치된 방사선 검출 재활용고철. 2017년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국내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한 재활용 고철 중 방사성을 띤 고철이 처리되지 않은 채 국내 21곳에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 현재 국내 철강업체 사업장에 총 21건, 534㎏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고철이 기약 없이 보관돼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한 업체에 쌓인 방사성 고철 45㎏은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했다.
 
이 고철들은 국내 재활용업체가 수거한 고철을 철강업체가 사들여 녹이기 전 과정에서 방사선이 검출돼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9월 현재 처리되지 않고 방치된 재활용 고철은 21건, 총 534kg이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2019년 9월 현재 처리되지 않고 방치된 재활용 고철은 21건, 총 534kg이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수입 고철은 막으면 되지만, 재활용 고철은?

원안위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라 공항‧항만에 방사선 감시기 122대를 설치해 일본을 제외한 수입 고철을 검사하고, 국내 재활용 고철은 재활용 고철취급 사업장(30톤 이상 전기용융 시설을 운용, 고철을 재활용하는 사업장) 18개소에서 방사선 감시기 57대를 직접 설치해 검사하도록 하고 있다.
 
항만과 공항에서 방사선이 감지된 수입 고철은 그대로 발생 국가로 되돌려보낸다.
2013년 이후 수입 고철에서 방사선이 검출돼 반송한 사례는 122건이다.
 
그러나 철강업체에서 적발된 재활용 방사성 고철은 원안위의 지휘에 따라 업체가 ‘처리계획서’를 제출한 뒤 원안위가 승인, 수거해가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2012년부터 국내 재활용 고철에서 방사선이 검출된 사례는 81건, 그중 현재 방치된 고철은 21건이다. 
 

검출돼도 ‘임시방편’ 보관

2017년 발견된 방사선 검출 고철 4점이 군산 한 공장 내에 적치돼있다. 별도의 방사선 동위원소 보관실이 없는 업체는 원안위의 지시에 따라 랩 포장-마대자루 포장-철제박스 순으로 감싼 뒤 격리된 위치에 놓는 것으로 갈음한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2017년 발견된 방사선 검출 고철 4점이 군산 한 공장 내에 적치돼있다. 별도의 방사선 동위원소 보관실이 없는 업체는 원안위의 지시에 따라 랩 포장-마대자루 포장-철제박스 순으로 감싼 뒤 격리된 위치에 놓는 것으로 갈음한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2014년 발견‧신고됐으나 아직 처리가 안 된 2건의 경우 원안위의 승인에 따라 업체 측에서 절차를 마치고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으로 보내 처분할 예정이었으나, 원자력환경공단에서 인수를 거부해 지금까지 방치돼있다.
 
이 고철들이 모두 방사선이 차단되는 저장소에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방사성 동위원소 저장실이 있는 업체는 특수 저장실에 보관하고 있지만, 별도 저장실이 없는 한 업체는 원안위의 안내에 따라 랩-마대-철제박스-격리 순으로 임시방편을 마련해 보관했다.
 
약한 방사선의 경우 철제 박스가 일시적으로는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방치되는 경우 방사선이 완벽하게 차단된다는 보장이 없다.
2014년부터 보관된 5년 묵은 재활용 고철도 드럼통-철제 박스-격리보관에 그쳤다.
2014년 발견돼 5년간 처리되지 못한 창원 한 업체의 방사선 고철. 철제 와이어 양이 많아 절단한 뒤 드럼통 2개에 나눠 보관 중이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2014년 발견돼 5년간 처리되지 못한 창원 한 업체의 방사선 고철. 철제 와이어 양이 많아 절단한 뒤 드럼통 2개에 나눠 보관 중이다. [자료 신창현의원실, 원자력안전위원회]

신창현 의원은 “국내 재활용 고철에서 방사성 고철이 발견됐는데도 방치되는 것은 큰 문제인 데다, 수거가 늦어져 개별 사업장에 방사성 고철 보관을 떠넘기는 것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처사”라며 “방사선 검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견된 고철의 방폐장 처리까지 끝까지 책임지고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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