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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가 불붙인 폴더블 경쟁 …최후의 폼팩터(formfactor) 승자는?

중앙일보 2019.10.16 10:54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Fold)'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접었다 펴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Fold)'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접었다 펴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출시한 폴더블 폰(화면을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판매 수치를 밝히진 않고 있다. 나올 때마다 완판되곤 있지만, 전체 판매량은 수만 대 수준이다. 출시국도 10여 개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이 많지 않아 실적에 큰 호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혁신성을 앞세워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삼성전자는 자평하고 있다. 
 
갤럭시 폴드에 대한 시장 반응이 뜨겁자 각 제조사들도 너나 없이 폴더블 폰에 대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따져보면 실제 시제품을 공개한 곳은 몇 안되고, 명확한 출시 일정을 발표한 업체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접는 기술력 확보가 쉽지 않고, 가격이 비싸고, 소비자 다수가 선택할 만한 제품인지 아직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낸 각 업체의 폴더블폰 상황을 정리한다.   
  

스마트폰, 첫 아이폰은 막대 형태로 시작 

 
애플이 12년 전인 2007년 처음 출시한 아이폰은 막대(bar) 형태로 출시됐다. 3.5인치 터치스크린에, 2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춘 첫 스마트폰이다. 이후 화면 크기가 6인치대로 커지고, 아래위 테두리(베젤)가 점점 얇아졌지만, 막대 형태인 스마트폰의 외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후 삼성전자가 2013년 좌우 화면이 휘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라운드를, LG전자가 2014년 화면의 아래위를 휘어 만든 'G플렉스'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응은 없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 노트 4에서 화면 오른쪽을 휘게 만든 '엣지' 스타일을 처음 선보였지만, 폼팩터 체인저로까지 평가받진 못했다.   
삼성전자가 2013년 출시한 갤럭시 라운드(왼쪽), LG전자가 2014년 출시한 G플렉스

삼성전자가 2013년 출시한 갤럭시 라운드(왼쪽), LG전자가 2014년 출시한 G플렉스

 

이달 나온다던 화웨이 메이트X는 감감 무소식   

중국 로욜이 처음 공개한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

중국 로욜이 처음 공개한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

 
세계에서 처음 폴더블폰을 공개한 업체는 중국의 로욜이 꼽힌다. 로욜은 2017년 11월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7.8인치의 화면을 밖으로 접을 수 있는 '플렉스파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플렉스파이는 화면을 접으면 커다란 둥근 틈이 발생할 정도로 조악한 수준이다 보니, 시장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올해 2월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화웨이는 메이트 X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개하며 첫 출시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판매에 들어갔지만, 화웨이는 이달 출시한다던 메이트 X의 판매 일정을 아직도 내놓지 않고 있다.
 

듀얼스크린·서라운드 디스플레이도 출현   

LG전자의 듀얼 스크린폰 'V50S 씽큐'

LG전자의 듀얼 스크린폰 'V50S 씽큐'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화면을 접는 게 아니라 화면을 두 개 탑재해 '듀얼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는 V50 씽큐로 맞불을 놨다. 화면 사이에 튼튼한 힌지를 사용해 폴더블폰보다 안정성을 강조했고,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가격도 기존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게 특징이다. 지난 11일에는 힌지의 각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진화한 2세대 제품  V50S 씽큐를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일 V50S 씽큐과 비슷하게 힌지로 5.6인치 화면 두 개를 연결한 서피스 듀오라는 폴더블폰을 깜짝 공개했다. MS는 경쟁사인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이 제품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달 24일 디스플레이가 본체를 감싸는 '서라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미 믹스 알파'라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폴더블은 아니어도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기술을 접목해 옆면에 베젤이 없이 디스플레이만 연속되는 게 특징이다. 
서라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샤오미의 '미믹스 알파'(왼쪽)와 MS의 듀얼스크린폰 '서피스 듀오'

서라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샤오미의 '미믹스 알파'(왼쪽)와 MS의 듀얼스크린폰 '서피스 듀오'

 

애플은 '아이폰 폴드'는 빨라야 2021년 이후

 
갤럭시 폴드가 소비자 시선을 끌면서 애플이나 LG전자, 모토로라 등도 폴더블폰 열풍에 가세할 태세다. 20여년 전 '스타텍'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는 레이저라는 이름의 폴더블폰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8인치 화면이 적용될 레이저 폴드에는 갤럭시 폴드나 메이트 X와 달리 아래위로 접었다 펴는 '클램 셸'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롤라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폴더블 폰 '레이저 폴드'

모토롤라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폴더블 폰 '레이저 폴드'

 
폴더블폰 관련 다수의 특허를 가진 애플도 최근 코닝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접을 수 있는 강화 유리(UTG·Ultra-thin glass)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는 2021년 이후에나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금은 듀얼스크린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클램 셸' 방식의 폴더블폰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4월쯤 출시를 목표로 기존 갤럭시 폴드에 펜 기능을 추가하고 화면은 유리(UTG)로 처리하는 갤럭시 폴드 2를 준비중이다. 
 

S펜 붙이고, 화면 유리로 된 갤폴드 2 나온다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화웨이가 뒤따르고 있는 폴더블 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40만대를 넘어서고, 2020년 320만대, 2021년 1080만대, 2022년 2740만대, 2023년 368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는 연간 14억대 정도 팔리는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 규모와 비교하면 큰 비중은 아니다. 문제는 가격과 콘텐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240만원대에 판매 중이고, 화웨이는 메이트 X의 가격을 2299 유로(약 300만원)로 예고했다. 
 
또 현재 6인치대인 스마트폰 화면이 폴더블폰에선 8인치대 전후로 커지지만 두꺼워져 들고 다니기도 다소 불편하다.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용으로 200만~300만원씩 주고 폴더블폰을 살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가격이 더 내려가고 다양한 콘텐트가 추가되지 않는 한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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