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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람 식사 챙길 줄 몰라?”…부하직원에 갑질한 해경 간부 감찰조사

중앙일보 2019.10.16 08:38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식사를 챙기지 않는다며 갑질을 하고 해경 조직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해경 간부가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 해양경찰청 감사담당관실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 의혹을 받는 모 해경서 수사과장인 A(50) 경정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 경정은 평소 부하 직원들에게 “윗사람 식사도 챙길 줄 모르느냐”며 “그런 직원은 형편없다”고 말하는 등 갑질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해경은 육경(경찰)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며 “내가 총경 달려고 해경으로 넘어왔지만 너희는 정말 기본도 안 돼 있다”고 해경 조직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A 경정은 경찰 출신으로 2012년 해경에 특채돼 경위에서 경감으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그는 올해 1월 중국 선적 선박이 양식장을 충돌한 재물손괴 사건이 발생하자 담당 수사관에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합의를 조율해 주라고 종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담당 수사관이 “경찰관이 중간에서 합의를 봐줄 수는 없다”며 거부하자 해당 직원에게 “다른 부서로 발령내버리겠다”고 겁을 줬다.
 
해경청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진정을 접수하고 감찰에 착수했으며 A 경정과 부하 직원들을 조사했다. 이후 조사 결과 A 경정이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형사 사건 합의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A 경정은 감찰 조사에서 “식사를 챙기지 않는다며 한 이야기는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A 경정이 마약 사범을 직접 검거하지 않은 친한 직원에게 승진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해당 직원도 수사 초기 사건 조사에 참여했고, 이후 다른 팀으로 사건이 넘어가면서 벌어진 일로 확인됐다.
 
해경청 관계자는 “지난달 내부 게시판에 A 경정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왔고 진정으로 접수해 감찰 조사를 했다”며 “본청 감찰계 직원들이 A 경정이 소속된 경찰서에 직접 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은 ‘민사 불간섭’ 원칙에 따라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합의를 조율해선 안 된다”며 “A 경정이 간부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등 진정 내용 중 일부는 사실로 확인돼 징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청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A 경정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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