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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뭘 갖고 싸우나"…19일에도 장외집회하는 한국당

중앙일보 2019.10.16 05:00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회의에서 “(조국 사태 등)이 모든 국론분열, 국정혼란의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다. 일종의 기호지세(騎虎之勢)로, 전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에 이어 타깃을 문 대통령으로 튼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국민과 싸워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 하나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다.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집회에 참석해 있다. 우상조 기자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집회에 참석해 있다. 우상조 기자

 
하지만 지도부의 성토와 별개로 당내엔 “이젠 뭘 갖고 싸우냐”며 ‘포스트 조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응집력 결핍과 리더십 위기에도 보수 진영, 특히 한국당이 두 달 간 이어온 조국 사태로 반사이익을 봐왔기 때문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였다. 따라서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조국 사태가 증발한 지금부터가 “황교안 체제의 진짜 실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①패스트트랙 대응은=당장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수사 본격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망에 오른 한국당 의원은 60명이다. 전체 현역(110명)의 절반이 넘는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여권에서는 ‘조국 수사’와의 형평성을 들어 강도 높은 수사와 처벌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 소환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13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일정을 조정해서 (검찰에) 출석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불법 사·보임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도수사받는 판에 ‘한국당은 특권층이라 수사도 안 받는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겠나”라며 “막연히 정당방어, 정치행위라며 회피하지 말고 지도부는 변호인단을 꾸려 법률 지원하고, 해당 의원은 조사에 응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②대치 전선은=한국당은 당초 이번 주말인 19일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예정했으나 조국 사퇴라는 변수에 15일 난상토론을 벌였다. “지지층의 열기를 끌어안아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강공론과 “확실한 먹잇감이 사라졌다.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맞섰다. 결국 규탄대회 대신 ‘국정대전환 촉구 보고대회’라는 명칭으로 결론 났지만, 장외집회는 하기로 했다.    
 
이처럼 갑론을박이 벌어진 건 반(反)조국으로 선명했던 대립 전선을 조국 퇴장 이후 어떻게 새롭게 구축하느냐가 한국당의 숙제라는 반증이다. 당장은 공수처 저지로 방향을 잡았다. 나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대해선 원칙적 반대”라고 했다. 김재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사법개혁의 옷을 입은 대통령 직속 사찰기관”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당내에선 “공수처 찬반은 일상생활에 별 영향이 없기에 정치적 공방으로만 치부될 수밖에 없다”며 “정권 도덕성에 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③보수통합은=황교안 대표 측은 최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과 물밑접촉을 했다고 한다. 변혁 소속 모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황 대표의 메신저를 지난 8월 중순에 한 번 만났고, 또 다른 메신저를 10월 초에 만났다. 통합 등을 두고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는데, 여론조사냐 공천심사위냐 등 공천방식을 두고 이견이 생겨 논의가 더 진척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수통합은 내년 총선을 앞둔 황 대표의 최대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간단치 않다. 당장 황 대표 측이 유승민계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자 친박계는 펄쩍 뛰었다. 친박계 모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탄핵을 인정하라고 소리치는 유승민과 통합은 보수분열만 야기시킨다”고 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반문’이란 큰 포석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자칫 생채기만 커질 수 있다”라며 “유승민보다 오히려 안철수를 먼저 끌어오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우·이우림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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