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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팀 스피릿 좋아해 축구도 잘했을 걸”

중앙일보 2019.10.16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17년 만에 방한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CJ컵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17년 만에 방한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CJ컵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오랜만에 한국에 왔는데 골프장도 좋고, 기대되네요. 17년 만인데, 17년 연속 와야 할 것 같아요.”

CJ컵 출전 위해 17년 만에 방한
마스터스 우승과 득녀, 최고 순간
라이더컵 강자, 다른 종목도 즐겨
세상에 도움주는 사람 되는 게 꿈

 
15일 제주에서 만난 세르히오 가르시아(39·스페인)는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17일 개막하는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 출전한다. 그는 2002년 한양 CC에서 열린 제45회 한국오픈에서 당시 국내 남자 골프대회 최소타 기록(23언더파)을 세웠다. 그는 “코스나 시설 모두 좋은 대회라 큰 기대를 갖고 왔다. CJ컵에서 우승하고 싶지만, 2002년보다 코스가 어려운 거로 알고 있다. 일단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19세였던 1999년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44·미국)와 접전 끝에 준우승하며 주목받았다. 그리고 20년.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가르시아는 지난달 유러피언투어 KLM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여전히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때론 불같이 화를 내고 그린을 손상하는 등 매너 논란도 일으키지만, 열정적인 플레이로 매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2017년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무관의 제왕’ 꼬리표도 뗐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CJ컵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오랜만에 선보인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CJ컵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오랜만에 선보인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가르시아에게 “자서전을 쓴다면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인가” 물었다. 그는 선수로서 이룬 성과 중에선 2002년 유러피언투어 스페인 오픈 우승과 2017년 마스터스 우승을 꼽았다. 하지만 이 다혈질 골퍼도 ‘딸 바보’가 된 뒤 인생도 확 바뀌었다. 그는 지난해 3월 딸 아젤리아가 태어난 순간을 인생의 최고 순간으로 꼽았다.  
 
아젤리아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3번 홀 별칭이다. 홀 주변에 진달래(azalea)가 많이 피어 붙은 별칭인데, 이를 가져다 딸 이름을 붙였다. 그는 “결혼 후 가족을 먼저 생각하면서 남에 대한 배려심이 생겼다. 지난주에도 아내와 딸이 태어나기 전에 일들이 기억나는지 가볍게 얘기했는데, 정말 그 전 일들이 생각이 나지 않더라며, 늘 좋은 아빠, 남편이 되고 싶었는데 가정을 꾸려 행복하다. 아젤리아는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자신을 "빅 스포츠 팬”이라고 지칭했다. 골프뿐 아니라 테니스, 축구, 미식축구 등 다른 스포츠도 즐겨한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친하고, 레알 마드리드 열혈 팬이기도 하다. 이런 취향은 골프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의 스타다. 지난해에도 3승1패로 유럽의 승리를 이끌다. 유럽 팀 선수 중 통산 최다 승점 기록(25.5점·22승7무12패) 보유자다. 그는 "팀 스피릿을 좋아한다. 그게 적성인 것 같다. 팀원을 위해서 노력하고, 응원하면서 플레이하는 게 동기 부여가 된다. 그런 게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골프를 안 했다면 축구를 해도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15일 가진 인터뷰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15일 가진 인터뷰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아디다스 골프]

 
가르시아는 "선수가 변하고 장비가 달라지면서 골프의 시대도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며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쉽지 않지만, 방법론적으로 더 나아지는 방향을 찾고 있다. 할 수 있는 데까진 골프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더 큰 목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골퍼가 삶의 끝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건 남을 돕는 일이다. 세상에 도움 주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워 자선사업도 하고 있다.
 
제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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