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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대로' 염경엽 '변화무쌍' 장정석, 엇갈린 벤치 리더십

중앙일보 2019.10.15 13:19
염경엽 SK 감독

염경엽 SK 감독

철저한 정석과 변화무쌍한 파격.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정반대의 벤치 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정규시즌의 방침을 그대로 이어가고, 장정석 키움 감독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다.
 
SK는 PO 1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5이닝 무실점)을 내세운 데 이어 2차전 앙헬 산체스, 3차전 헨리 소사를 준비시켰다. 4차전은 언더핸드 박종훈이 유력하다. 5선발 문승원이 불펜으로 돌아갔을 뿐 정규시즌과 똑같은 순서다. 물론 4차전엔 약간의 변수가 있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3차전까지는 그대로 간다. 4차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은 야수 기용에 있어서도 상대 투수 유형, 타순에 맞춘 파격으로 상대를 흔들곤 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선수들에게 '책임'과 '믿음'을 동시에 주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 [뉴스1]

장정석 키움 감독. [뉴스1]

반면 키움은 1차전에선 제이크 브리검(5와3분의1이닝 무실점)이 나왔지만 2차전부터 변화를 줬다. 준PO 4차전에 나섰던 최원태가 낙점됐다. 준PO 2차전을 맡았던 에릭 요키시는 고척돔에서 열리는 3차전을 맡는다. 장정석 감독은 "데이터를 중시했다. 최원태는 인천에서, 요키시는 고척에서 잘 던졌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올해 SK전에서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는데 인천에선 1.96(18과 3분의1이닝 5실점 4자책)으로 더 좋았다. 통산 문학 평균자책점도 2.60으로 좋았다. 반면 요키시는 SK 상대로 원정 평균자책점(4.34)보다 홈 평균자책점(0.77)이 훨씬 좋았다. 물론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지만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
 
불펜 기용방식도 달랐다. SK는 정규시즌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필승조를 마운드에 올렸다. SK는 올시즌 이닝 도중 상대 유형에 맞춰 투수를 바꾸기보다는 한 이닝을 투수에게 맡겼다.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PO 1차전에서도 6~9회에 김태훈-서진용-정영일-하재훈이 차례로 나와 1이닝씩 막았다. 주자가 나갔을 때도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이 가장 익숙하기 때문에 그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준PO부터 보직을 파괴했다. 모든 불펜 투수들이 언제 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간다. 홀드왕 김상수도, 마무리 오주원도 8회나 9회가 아닌 먼저 투입될 때가 있다. 선발 이승호도 PO 1차전에서 원포인트 투입됐다. '조커'인 조상우는 경기마다 투입 시점과 투구이닝이 다르다. 장정석 감독은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간다"고 했다. 선발투수 교체타이밍도 빨라졌다. 2경기 연속 무실점한 브리검도 가차없이 교체한다. 장정석 감독은 "타순이 세 바퀴 돌 때부터 기록이 나빠진다. 정규시즌이라면 안 바꾸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승'과 같은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서로 다른 두 팀의 벤치가 어떻게 움직일지, 2차전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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