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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하죠? 식사 15분 안넘죠? 그럼 당신은 복부비만일겁니다

중앙일보 2019.10.12 06:00
'혼밥'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세 집 당 한 집 꼴인 1인 가구의 생활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혼밥'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세 집 당 한 집 꼴인 1인 가구의 생활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5인 이하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강모(40·서울 강동구)씨는 대부분의 저녁 식사를 홀로 한다. 1인 가구인 그는 전형적인 ‘혼밥족(族)’이다. 주로 집 근처 분식점의 찌개·덮밥류 아니면 편의점에서 데우기만 하면 되는 레토르트 식품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분식점에서 나오는 반찬 이래 봤자 기껏해야 김치·단무지·콩나물 정도다. 집에서 때울 때는 김치도 식탁 위로 잘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주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이뤄지는 그의 혼밥은 15분이 안 걸린다.    
복부비만 이미지. [사진 pixabay]

복부비만 이미지. [사진 pixabay]

 

혼밥 즐기는 40대 강씨 '복부비만' 

중앙일보와 동국대 일산병원 비만대사영양센터 오상우·금나나 교수팀이 11일부터 공개한 ‘빅데이터로 푼 비만도 테스트’상 강씨는 복부비만이다. 허리둘레가 90㎝를 넘는다. 서울에 사는 40대 남성 중 허리가 가장 굵은 사람으로부터 13만9094번째다. 전체 86만5039명 중 상위 16%에 해당한다.
 

강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혼밥에 반주하기도 한다”며 “30대 중반 때는 헬스클럽도 다니긴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잘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강씨와 같은 혼밥을 하는 남성의 경우 복부비만 또는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도가 모두 높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 뒤늦게 소개됐다. 대사증후군은 체지방 증가나 혈압·혈당 상승, 혈중지질 이상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제 학술지 '비만연구·임상시험'에 발표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인 ‘비만연구·임상시험’(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에 소개된 동국대 일산병원 스마트 헬스케어센터와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윤영숙 교수), 건강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휴레이포지티브 연구팀의 ‘혼밥과 대사증후군’(원제 : Eating alone and metabolic syndrome) 논문에서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4)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남녀 772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논문을 보면, 하루 한 번 혼밥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복부비만 위험도는 26%,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21%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하루 두 번 이상 혼밥 남성은 역시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복부비만,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각각 45%, 64%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밥 횟수가 많을수록 복부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도 높아지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혼밥 남성, 저영양·고열량 식품 선호 

당시 연구에서 여성의 경우 이런 위험도가 도출되지 않았다. 남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영양·고열량 식품의 선호가 위험도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의 다른 연구에서는 1인 가구 여성이 같은 연령의 다인 가구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90% 높다는 결과도 나와 있는 상태다. 
 
혼밥이 성인에게 비만 또는 대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건데 일반적으로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두 배 이상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여수전남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1인 가구의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가 2인 가구에 비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은 열량과 영양소를 고려해야 한다. 한 식당의 밑반찬에 호박, 콩나물 등이 반찬으로 나와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혼밥은 열량과 영양소를 고려해야 한다. 한 식당의 밑반찬에 호박, 콩나물 등이 반찬으로 나와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혼밥, 천천히 꼭꼭 씹어먹여야"  

이는 영양이 불균형한 잘못된 혼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2년 전 식품안전의 날을 맞아 열린 ‘혼밥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우리 사회의 혼밥 현황’에 따르면 하루 나트륨 권장량인 2000㎎을 초과 섭취하는 비율은 하루 세 번 혼밥하는 사람이 34.3%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 혼밥 청년층에게서 과잉 지방 섭취비율(7.6%)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오상우 교수는 “혼밥이 특히 남성에게서 좋지 않은 영양 상태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며 “혼밥이 늘고 있는 현실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의학 전문가들은 “혼밥일 수록 열량과 영양섭취를 신경 쓰고,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 중앙일보 X 동국대 일산병원 비만대사영양센터 오상우ㆍ금나나 교수팀의 ‘빅데이터로 푼 비만도 테스트’(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86) 바로가기
 
김민욱·황수연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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