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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협상회의, 검찰개혁안 처리 땐 ‘조국 정국’ 출구 되나

중앙선데이 2019.10.12 00:34 656호 2면 지면보기
일단 출범은 했지만 남은 길엔 가시가 많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가 극한 대치로 흐르는 정국 타개를 위해 꾸리기로 합의한 최상위 협의 기구인 ‘정치협상회의’ 얘기다.
 

황교안 불참, 일단 반쪽 출발
여 공수처·선거법안 분리 처리 검토
한국당 “법사위 심사 90일 거쳐야”

야 3당이 협조하면 가결 처리 가능
내달 입법 땐 조국 거취 논의 쉬워져

문 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는 11일 1차 정치협상회의를 열었다. 이들이 모인 건 신속 처리(패스트트랙) 안건 심사 기한이 임박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선거법 개정안 등의 처리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별도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문 의장과 민주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등 검찰개혁안을 선거법 개정안과 분리해 본회의에서 먼저 처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신속 처리안건 규정상 검찰개혁안에 대한 상임위 심사 기간 180일은 오는 28일로 종료되고, 해당 법안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인 만큼 별도의 체계·자구 심사 없이 곧바로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검찰개혁안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간 90일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야 3당의 입장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들 정당이 여당에 협조하면 과반 의석이 확보되면서 검찰개혁안이 가결 처리될 수 있다. 그런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4월 검찰개혁안과 선거법 개정안을 한 묶음으로 처리하되 선거법 개정안부터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검찰개혁안부터 처리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에 사활을 건 야 3당의 공조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난 합의를 깨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여권의 ‘선 검찰개혁안 처리’ 주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적임자라고 주장한 것은 ‘검찰개혁 완수’라는 명분 때문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입법을 마치면 조 장관 거취를 논하기가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정치협상회의 역시 조 장관 취임 이후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양분된 여론을 국회로 수습하기 위한 출구전략 모색 차원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법의 경우 밥그릇이 걸린 문제인 만큼 국회의장도 여야 합의 없이는 상정하기 어렵지만 검찰개혁안은 다르다”며 “검찰개혁이란 대의에는 여야 모두 동의하는 만큼 먼저 정치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이후 조 장관의 거취를 고민하는 시점이 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문 의장이 지난 7일 초월회에서 “국회법에 따라 가능한 모든 의장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히 상정할 생각”이라고 밝힌 만큼 조 장관 거취 판단의 중대 시점을 이르면 ‘10월 말 또는 11월 초’로 전망하는 기류도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부결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여권 전체에 타격을 줄 후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조 장관 거취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9일 “검찰 수사 등 관련 사항들이 진행되고, 그 내용과 법적 절차·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최근 민정·정무수석실이 사회 원로와 정치권 인사들 의견을 묻는 등 여론 수렴에도 나섰다. 청와대는 주요 정치적 판단을 앞두고 노영민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각계 의견을 청취해 오곤 했다.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는 이날 신속 처리 안건의 연착륙을 위한 ‘6인 실무단’을 꾸리기로 합의했다. 6명은 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한 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사무총장 중심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20분간 진행됐지만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의 합의는 “구체적인 의제는 황 대표가 참석하는 2차 회의부터 논의한다”는 정도에 그쳤다. 국회 관계자는 “정치협상회의에서는 패스트트랙 안건 처리 시기와 안건을 큰 틀에서 조율하고, 법안의 세부 내용은 다음 주부터 있을 원내 3당 교섭단체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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