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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서 ‘보물’찾기…흥미진진하네

중앙선데이 2019.10.12 00:20 656호 20면 지면보기

책 속으로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노승대 지음
불광출판사
 
절집은 문화의 보물창고다. 온갖 동식물과 도깨비와 야차와 신선이 같이 살고 있다. 1993년부터 문화답사모임 ‘바라밀문화기행’을 진행하고 있고, 민화 전문가인 에밀레박물관 고 조자용 관장을 사사하고 모셨던 저자가 들려주는 절집 안팎의 우리 문화 상징 이야기는 구수하고 정겹다.
 
절집에 유독 물고기·거북·게·수달 같은 수생생물 그림이 많이 있는 이유는 우선 화재에 취약한 절집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절집 자체를 피안의 정토에 이르는 반야용선(般若龍船)으로 보았기에 그 주변은 바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물을 관장하는 용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데, 용의 아홉 자식에 대한 설명은 귀를 솔깃하게 한다.
 
흔히 도깨비 기와로 불리는 ‘귀면와(鬼面瓦)’는 사실 용의 정면상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장수 신광사 대웅전 화반에 새겨진 조각 3개를 사진으로 보여주며, 상여에 붙어있는 ‘용수판(龍首板)’도 귀면 문양이라 부르게 된 것은 일본인 학자들의 명명 탓이라고 넌지시 꼬집는다.
 
직접 찍거나 얻어낸 생생한 사진 자료들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천은사 천왕문 사천왕 중 증장천왕이 용의 입에서 여의주를 빼앗고 도깨비 얼굴로 벨트를 한 듯한 사진이 대표적이다. 귀신이 많은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우리는 도깨비가 많은데, 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의 절터에서 출토된 모습도 마찬가지다. 특히 연화대좌에 당당히 서있는 도깨비를 보면서 “불보살만 올라가는 연화대좌에 도깨비가 올라 있으니 이는 당시 사람들이 도깨비를 불보살처럼 받들어 모셨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에게는 장수·다산·견고함의 상징인 거북이 중국에서는 아주 나쁜 의미를 가졌다는 등의 뒷얘기도 재미나다. ‘거북 같은 놈’은 ‘바람난 아내를 둔 바보 같은 남자’라는 의미의 지독한 욕이라니, 우리 식으로 좋은 뜻을 담아 순금 거북을 중국인에게 선물했다가는 크게 경을 칠지도 모를 일이다.
 
정형모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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