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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 육성 나선 부산시, 통영·여수서 대박난 케이블카는 ‘나몰라라’

중앙선데이 2019.10.12 00:02 656호 14면 지면보기
부산시가 관광산업을 키워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정작 다른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 중인 케이블카 등 관광 콘텐트 개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난 받고 있다. 부산시는 그동안 지역경제를 떠받쳐온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국 산하 관광 담당 부서를 관광산업국으로 격상하는 등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관련 세미나·토론회도 잇따라 열고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통영 케이블카 연 1500억 경제효과
여수는 연 170만명 탑승, 매출 200억
포항·거제·화성시 등도 앞다퉈 추진

부산은 해운대 케이블카 논의 중단
환경단체 등 반대 이유로 묵묵부답
“관광객 유치 위해 콘텐트 개발해야”

하지만 부산시의 시민 정책 제안 사이트인 ‘OK1번가’에서 지난해 ‘베스트 시민 제안’으로 꼽힌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와 관련해선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운대~이기대 케이블카 시민 제안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부산의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3으로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넘어서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고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부산지역 경제인들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바닥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 업황 악화로 지역경제까지 흔들리자 관광산업을 육성해 이를 메우겠다는 게 시의 의도다. 시민들도 올해 초 부산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의 미래상으로 ‘관광도시’(28.5%)를 첫손에 꼽았다.
 
현재 관광산업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34만6879명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지만,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47만3520명으로 같은 기간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의 전체 관광객 수는 연 2800만 명 수준으로 5년 전에 비해 100만 명가량 감소했다.  
 
해수욕장·숙박시설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갖췄지만 놀거리나 즐길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지역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부산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시에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킬러 콘텐트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2016년 개발 논의가 중단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운대(송림주차장)와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과 육상 4.2㎞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으로, 민간이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산시는 2016년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려했다.  
 
하지만 지난해 OK1번가에서 베스트 시민 제안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학계·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올해 초 발족 이후 33만 명으로부터 지지를 받기도 했다.
 
케이블카는 지역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통영시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도남동~미륵산)는 2008년 4월 상업운행을 시작한 이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효과도 연간 1300억~1500억원에 이른다는 게 통영관광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여수시 해상케이블카(자산공원~돌산공원)는 지난해에만 170만 명이 탑승,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운행을 시작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1년여 만에 150억원(100만 명 탑승)을 벌어들였다. 해운대~이기대 케이블카 건설을 제안한 ㈜부산블루코스트는 케이블카가 놓이면 연간 300만 명 이상이 탑승해 연간 6000억원에 이르는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창호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올 상반기 열린 부산관광컨벤션포럼에서 “여수나 통영처럼 부산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블카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민간이 추진한 사업 반려
 
이미 다른 지자체는 케이블카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철강 경기 침체로 지역경제에 활력이 떨어지자 지난해 영일대에 케이블카를 설치키로 하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영일대케이블카가 완공하면 생산·부가가치효과가 1000여억원에 이르고 14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시·강화군·춘천시·화성시 등지도 지자체가 나서 케이블카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 의견을 의식한 것”이라며 “최소한 (케이블카 건설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사회·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통영에서도 케이블카 개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시와 시민 모두가 긍정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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