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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형 1억5000만원 도난 보도 불쾌? 전북경찰청장 "소인배 아냐"

중앙일보 2019.10.11 05:00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이 지난 7월 5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이 지난 7월 5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조용식이란 청장이 그런 소인배가 아닙니다."

조용식 청장 "직원들에게 내 감정 표현 안해"
돈 출처 미스터리…'청장 흠집내기' 지적도
국감 때문에 수사 지연?…경찰 "사실무근"
수사 간부 피의사실 공표 입건 검토설까지
조 청장 "금시초문…통화한 적도 없어"

 
조용식(59) 전북경찰청장은 지난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가 누구한테 (사적 감정을) 표현하겠나. 우리 총경급 과장들한테도 일절 표현을 안 한다. 무표정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청장 큰형 집에서 현금 1억5000만원이 도난당한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월 말 이후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직원들에게 언짢아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보인 적 있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조 청장은 오히려 "내가 회의 때라든지 지금까지 (친형 사건에 대해) 말 한마디 한 적 있는지 물어 보라"고 반문했다.

 
이 사건은 현직 지방경찰청장(치안감) 관할 지역에 사는 친형 집에서 거액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수억원의 현금다발을 집 안 장롱에 두는 게 흔치 않은 데다 가방에 있던 5만원권 지폐 3억원 중 절반만 사라져 미스터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서울경찰청 차장을 지낸 조 청장은 지난 7월 5일 부임했다.  
 
11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건설업자 출신 조모(72)씨는 지난 8월 23일 "(익산 영등동) 집에서 현금 1억5000만원이 없어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조 청장네 4형제 중 장남이다. 조 청장은 셋째다. 대통령 경호처 고위 간부를 지낸 둘째는 현재 공공기관 감사이고, 넷째는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경찰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비를 주기 위해 현금 3억원을 찾아놓았는데 절반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도난당한 현금 출처와 용도를 둘러싸고 추측이 난무했다. 조 청장이 정치적 뜻이 있어 잠재적 경쟁 세력이 일부러 그를 흠집 내기 위해 음해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달 초 출입 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생각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이 지난 7월 5일 전북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이 지난 7월 5일 전북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도난 신고 한 달 반이 지나도록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 청장 친형 사건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수사를 지연하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익산경찰서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자가 도난당한 현금 출처와 용도는 수사의 본류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피의사실 공표 문제 때문에 사건이 종결되기 전 사건 내용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지난달 중순 일부 언론에서 '경찰이 현금 도난 시점을 지난 8월 중순 이후로 특정했고, 이 기간 조씨 자택을 방문한 외부인이 4명으로 압축됐다'는 내용의 경찰발(發) 속보가 나오자 경찰 내부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흘러나왔다. '조 청장이 일부 측근에게 친형 사건을 수사 중인 익산경찰서 A과장에게 피의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는 게 골자다.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했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는 얘기도 돌았다.
 
조 청장에게 직접 사실 여부를 묻기 위해 지난 8일 오전 전북경찰청을 찾았다. 외부 행사에 참석해 만날 수 없었다. 오후에 전화했으나, 첫 통화는 불발됐다. 문자 메시지를 남기자 조 청장으로부터 "(흉흉한 소문은) 금시초문입니다. 국감(을 앞두고 관련 내용) 독회중입니다"라는 답장이 왔다. 전북경찰청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오후 6시 30분쯤 조 청장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국감 독회가 이제 끝났다"고 했다.    

 
재차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A과장을 입건할 수 있는지 검토를 지시한 적 있냐'고 물었다. 조 청장은 "난 그 뒤로 익산서장이나 A과장과 통화한 적 없다. 그런 것 가지고 청장이 (연락)하겠냐"고 말했다. 경찰에 도난 신고가 접수된 8월 23일 익산경찰서장에게 전화를 받은 이후 단 한 번도 친형 사건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조 청장은 "익산서에서 절차에 따라 수사를 하는 것이지 내가 챙길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우리 형님의 개인사인데 내가 전화하고, 명색이 청장이 그런 개인 사건을 갖다가 피의사실 운운하겠느냐. 오히려 참고 있어야지. 안 그러겠냐"고 했다.  
 
이런 소문에 대해 A과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 (청장 친형 사건과 관련해) 일부 진척된 수사 내용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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