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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키움 불펜’ SK 타선도 자신있다

중앙일보 2019.10.11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키움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3년 전 맞대결 패배(1승3패)를 설욕했다. 4차전에서 LG를 꺾고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키움 선수단. [뉴스1]

키움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3년 전 맞대결 패배(1승3패)를 설욕했다. 4차전에서 LG를 꺾고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키움 선수단. [뉴스1]

공들여 키운 ‘키움 불펜’은 강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마운드 물량 공세로 LG를 물리치고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진출했다. PO 상대는 지난해와 같은 SK 와이번스다.
 

준PO 4차전 키움 10-5 LG
시리즈 전적 3승 1패, 2연속 PO행
박병호 홈런 기선제압, 조상우 호투
14일 SK와 5전 3선승제 PO 1차전

키움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4차전에서 10-5로 역전승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의 키움은 2년 연속 PO 진출에 성공했다. 키움은 정규시즌 2위 SK와 한국시리즈(7전4승제)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지난해 2승3패로 탈락한 키움에겐 설욕의 기회다. 그동안 5번 준PO를 모두 통과했던 LG는 처음으로 탈락했다.
 
앞선 세 경기와 달리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LG 선발 임찬규는 1회 박병호에게 솔로홈런을 맞는 등 2점을 내줬다. 키움 선발 최원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1회 말 1점을 주고 시작하더니 2회 LG 선두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내줬다. 김민성-유강남-정주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최원태는 결국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이천웅의 2타점 적시타와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로 4-2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은 “이긴다는 전제하에 5차전 선발로 나갈 타일러 윌슨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진해수, 김대현, 차우찬, 정우영, 이우찬, 송은범 등 동원 가능한 투수는 모두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키움은 3-5로 뒤진 6회 초 1사 1, 3루에서 대타 박동원이 2타점 2루타를 때려 5-5로 동점을 만들었다. 7회엔 제리 샌즈가 역전 결승타를 쳤고, 8회엔 김하성이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병호의 안타로 점수가 5점 차로 벌어지자 LG 팬 일부가 경기장을 떠났다.
 
LG와 달리 키움 불펜은 탄탄했다. 김성민-안우진-양현-윤영삼-한현희-이영준-김동준-조상우-오주원 등 무려 9명의 구원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고, 8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키움 불펜을 상대로 LG는 5회 이후 점수를 뽑지 못했다.
 
키움은 올 시즌 내내 구원투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3.41로 두산(3.61), SK(3.69)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왼손(이영준·오주원), 오른손(김성민·김동준·김상수·안우진·윤영삼), 잠수함(양현·한현희) 등 유형도 다양하다. 봉중근 해설위원은 “키움은 모든 구원투수가 필승 조다. 양과 질에서 모두 뛰어나 놀랍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키움 불펜의 핵은 조상우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시즌 전 “메이저리그에선 가장 강한 구원투수를 마무리로 쓰기보단 위기에서 투입한다. 올 시즌엔 그런 운영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조상우를 마무리로 썼던 장 감독은 6월 어깨 부상으로 한 달 정도 공백기를 가지고 돌아온 조상우를 ‘조커’로 썼다. 6, 7, 8, 9회 가리지 않고 투입해 상대 팀 가장 강한 타자를 잡는 투수로 활용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조상우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최고 시속 158㎞의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선을 윽박질렀다. 키움은 조상우의 보직을 정하지 않고, 위험한 상황에서 투입해 재미를 봤다. 1차전에선 0-0으로 맞선 7회 초 2사 1, 2루에서 나와 페게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차전에선 9회부터 나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준PO 4차전(10일·서울 잠실)

준PO 4차전(10일·서울 잠실)

장정석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오늘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조상우를 넣겠다”고 예고했다. 조상우는 팀이 6-5로 역전한 뒤 7회 말 1사 1루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성에게 직구 3개만 던져 우익수 뜬공을 끌어낸 조상우는, 유강남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7회를 마무리했다. 조상우는 8회까지 깔끔하게 막아낸 뒤 오주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한 조상우는 4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준PO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기자단 투표 70표 중 66표를 받은 박병호에게 돌아갔다. 박병호는 4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선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2회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강습타구를 잡아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4-5로 뒤진 5회 말 2사 2, 3루에선 정주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 실점 위기를 막았다. 흐름이 LG에 넘어가는 것을 막는 결정적인 호수비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장정석 키움 감독. [뉴스1]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장정석 키움 감독. [뉴스1]

장정석 키움 감독 1문1답
-승리 소감은?
"선수들이 원 팀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로 뭉쳐 거둔 승리라 더 기분 좋다. 시리즈 승부처는 2차전이었다. 쉽게 질 수 있는 경기였고, '넘어가는구나' 생각했는데 8회 박병호 홈런, 9회 동점타 터지고 연장으로 이어지면서 잡은 게 컸다."
-조상우가 빨리 등판했다.
"박동원이 대타로 동점타를 친 뒤 안정적으로 7회를 막고 싶어 빠르게 투입했다. 오늘 등판한 추격조 선수인 김동준, 양현, 이영준이 LG에 강하다. 기록은 오히려 승리조보다 좋았다. 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 좋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3~4명의 선수를 기용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선수들에게도 경험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엔 다 한 번씩 출전해서 만족스럽다."
-박병호가 준PO MVP에 오르는 등 맹활약했다.
"진짜 최고다. 준PO 시작하기 전에 '박병호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돼서 좋다. 팀을 하나로 만드는 걸 감독 혼자 하기 힘들다. 주장 김상수, 오주원, 박병호 등 베테랑의 힘으로 똘똘 뭉친 게 아닌가 한다. 고맙다."
-SK와 다시 대결한다.
"이틀 정도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천천히 생각하겠다. 머릿 속이 온통 LG만 있었다. 지금 분위기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쉬고 하루 훈련을 하고, 이동일엔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자율 훈련을 하겠다. 엔트리 변경은 고민해보겠다.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 이정후와 김하성 타순은 PO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1~5번 안에서 상대 투수에 따라 변화를 준다."
-지난해도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지난해 선수들이 나를 그 자리에 앉게 해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선수들이 준 거 같아 고맙다. 선수들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 SK는 선발이 강하다.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서 경기가 흘러 갈 듯 하다. LG라는 팀이 정규리그 때 만난것보다 다른 느낌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경험과 노하우로 준비된 게 아닌가 싶었다. 시리즈를 통해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고, 고생했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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