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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조국 불리한 내용 쏙 뺀 유시민 "KBS 보도 편파적"

중앙일보 2019.10.10 18:49
유시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쳐]

"KBS는 지난 9월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의 인터뷰를 왜곡해 보도하고 이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혹은 내통)했다." 
 

KBS·유시민 정경심 자산관리인 인터뷰 공방 쟁점정리
당시 KBS판단 일부 논쟁적, 일방적 비난받을 것 아냐

유시민(60)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8일과 9일 김경록씨 인터뷰를 방송하며 주장한 내용이다. 
 

유시민 "내가 사장이면 KBS기자 보직해임" 

유 이사장은 "내가 (KBS) 사장이었으면 (KBS 법조팀 기자들은) 모두 보직해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주장처럼 KBS는 김씨의 인터뷰를 왜곡하고 검찰에 인터뷰 사실을 유출했을까. 
 
KBS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 9월 11일 'KBS뉴스9'에서 보도했던 김씨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언론에서 핵심 취재원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다. 
 
KBS 여의도 사옥. [연합뉴스]

KBS 여의도 사옥. [연합뉴스]

KBS "우린 진영언론 아냐, 저널리즘 원칙 지킬 것" 

KBS 성재호 사회부장은 10일 전문을 공개하며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를 '진영 언론'이라 정의한 뒤 "우리는 진영 언론들과 다르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KBS가 지난 9월 10일 김씨를 인터뷰한 전문과 유 이사장이 10월 3일 김씨를 인터뷰한 전문을 확인해 양측 주장의 신빙성을 살펴봤다. KBS와 유 이사장은 10일 각각 김씨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우선 KBS는 9월 10일 오후 김씨를 1시간가량 인터뷰했다. 다음날인 11일 저녁 9시 뉴스에서 김씨 인터뷰는 각 2분 47초 분량으로 두 꼭지가 방송됐다. 
 

KBS, 조국 장관의 '거짓 해명' 의혹 부각 

KBS는 정 교수가 당시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해명과 달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제 투자처를 알았고(블라인드 펀드가 아니었고) 코링크PE의 운영자가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씨인 사실을 인지했다는 김씨 측 주장을 부각해 보도했다. 
 
지난 9월 11일 KBS가 김경록씨 인터뷰를 보도하던 장면. [KBS뉴스 캡쳐]

지난 9월 11일 KBS가 김경록씨 인터뷰를 보도하던 장면. [KBS뉴스 캡쳐]

조 장관은 인터뷰가 있기 전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코링크PE는 블라인드 펀드였다""5촌 조카가 펀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KBS는 김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정 교수가 많은 사람이 후회하는 일을 당한 것 같다""조국 장관은 아무것도 모르시더라고요" 등과 같이 조국 부부가 조범동씨에게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은 보도하지 않았다. 
 

유시민 "KBS 조국 부부에게 불리한 것만 보도" 

이 부분이 유 이사장이 KBS를 비난하는 핵심 내용이다. KBS가 조국 부부에게 불리한 내용만 취사 선택해 보도하고 유리한 것은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KBS 조태흠 법조반장은 "당시 김씨가 '정 교수가 당하신 것 같구나'라고 했던 말은 주관적 판단이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었다"며 "김씨가 코링크PE투자 초기 내용만 들었을 뿐 이후 정 교수의 역할은 몰라 단정해 보도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김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고 수사 결과가 김씨의 주장과 다르다면 그 책임을 KBS에서 져야했다는 것이다. 
 
조 반장은 "KBS 판단이 비판받을 수 있고 논쟁적일 수 있다"면서도 인터뷰를 왜곡한 것은 아니라 반박했다. 
 

KBS "김씨 주장 중 일부는 주관적 판단" 

조 반장은 또한 당시 김씨가 "증거 인멸혐의로 구속될 수 있어 정 교수와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할 수 있었고 인터뷰 중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어 이를 그대로 보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 동의도 받았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 개혁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 개혁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현재 검찰에선 코링크PE에서 정 교수의 역할 및 조씨와의 공범 여부를 수사 중에 있다. 
 
다만 '취사 선택'이란 쟁점에서 유 이사장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이사장은 8일 첫 김씨 인터뷰 보도에서 정 교수의 PC반출은 "증거인멸을 한 것이 맞다""검사들은 조작하고 이런 사람이 아니다. 진짜 고생하고 열심히 한다"는 조국 부부에게 불리할 수 있는 김씨의 발언을 전문 공개 전까지 알리지 않았다. 
 
KBS와 달리 유 이사장은 자신이 어떤 기준과 판단으로 김씨의 발언을 취사 선택했는지도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다. 
 
KBS 성재호 사회부장은 "유 이사장에겐 오직 조국과 정 교수만이 중요할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강남일 차장검사가 10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강남일 차장검사가 10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KBS, 김씨 인터뷰 검찰에 유출" 

KBS와 유 이사장이 다투는 두번째 쟁점은 KBS가 김씨를 인터뷰한 뒤 이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이다. 
 
유 이사장은 KBS가 인터뷰 전문을 유출하지 않았어도, 인터뷰 사실 자체를 검찰에 알린 것은 "취재원을 보호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한다. 
 
유 이사장은 김씨가 KBS와 인터뷰한 뒤 검찰이 그 사실을 방송 전에도 알았다는 김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씨는 유 이사장에게 "KBS에서 인터뷰를 하고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검사 컴퓨터 대화방에 'KBS 인터뷰할 때 털어놔. 조국이 김경록집까지 쫓아갔대 털어봐'라는 내용의 대화를 봤다"고 주장했다. 
 
KBS 조 반장은 우선 "조국 장관이 김경록집까지 쫓아갔다"는 내용은 김씨 인터뷰에 없었던 내용이라 반박했다. 실제 KBS가 공개한 김씨 인터뷰 전문에도 해당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 반장은 9일 오후 1시 김씨를 인터뷰한 뒤 같은 날 오후 4시와 7시에 검찰에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크로스체크 했을뿐 인터뷰 전문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S양승동 사장의 모습. [KBS]

KBS양승동 사장의 모습. [KBS]

KBS "크로스체크는 언론의 기본" 

조 반장은 검찰은 KBS 질의에 구체적인 확인을 해주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검찰에 "김씨를 인터뷰 한 사실은 말했다"고 했다. 
 
조 반장은 "언론의 기본은 크로스체크이며 조 장관과 정 교수 측 모두 KBS의 질문에 해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반장은 김씨가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도 말했기에 "방어권 차원에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언론이 검찰 수사와 관련한 사항을 취재한 뒤 검찰에 최종 확인을 받는 것은 언론계의 관행이자 현실이었다.
 
하지만 유 이사장과 KBS를 비난하는 시민들은 이런 언론의 관행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검찰에 취재원을 노출한다고 언론과 검찰이 유착할 수 있다며 "다른 전문가 등에게 크로스체크를 받으면 된다"고도 했다.  
 

법원,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노력 중요시 

이 부분은 언론계에서 논쟁적 이슈가 될 수 있다. 언론 입장에선 정확한 사실을 알고있는 정부 기관을 통한 최종 확인 없이는 민감한 기사를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언론도 정부 기관의 최종적인 확인을 거쳐야 기사가 출고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정부 기관 확인 없이 나간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날 경우 그 책임은 기자를 비난하는 네티즌이 아닌 기자 본인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법원에선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관련 소송에서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노력을 배상 여부의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다. 
 
취재원이 '정치 검사'이건 '공익 제보자'이건 기자가 사실 확인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8일 방송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코링크PE에 의구심을 표했던 부분이 나오고 있다. [사진 유튜브]

8일 방송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코링크PE에 의구심을 표했던 부분이 나오고 있다. [사진 유튜브]

다만 유 이사장의 지적처럼 피의자 신분인 취재원이 언론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검찰에 노출될 경우,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가해질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 
 
KBS가 김씨의 인터뷰 사실을 알리지 않고 검찰의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씨가 자신의 언론 인터뷰가 검찰에 공개될 것을 이미 각오했고 시기의 문제일뿐 김씨의 인터뷰가 검찰에 알려질 것이었기에 KBS가 검찰에 언론 인터뷰를 '유출' 혹은 검찰과 '내통'했다는 것은 과도한 비난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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