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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피의사실 공표 공격에, 檢의 반격 "전문 공보관 도입"

중앙일보 2019.10.10 15:08
검찰이 수사 담당자가 언론 공보를 담당하는 현재 관행을 없애고 전문 공보관을 도입하는 추가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여권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 삼으며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의 실무 책임자에게 공세를 쏟아내는 가운데 나온 방안이라 주목된다. 
 

檢 "직접수사 축소·전문 공보관 도입"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대검찰청은 4차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고 전문 공보관 제도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경제·부정부패·공직·방위사업·선거 분야 등 중대범죄 대응에 직접수사 역량을 필요 최소한으로 집중해 나가겠다"며 특수부로 대표되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1차 자체 개혁안 발표 당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겠다고 발표한 검찰이 이날 직접수사 축소를 다시 한번 약속한 것이다.
 
검찰은 전문 공보관을 도입하는 등 기존의 언론 대응 관행도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현재 수사 담당자가 맡는 공보 업무를 별도의 전문 공보관이 전담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며 "수사와 공보가 명확히 분리돼 수사보안이 강화되고, 국민의 알 권리도 보다 충실히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 유관 부처와 직제개편 협의를 통해 수사업무를 맡지 않는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일선 청의 전문 공보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엔 차장급 검사를, 일선 검찰청엔 부장급인 인권감독관을 전문 공보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검찰의 이날 발표에 대해 법무부는 "검찰 발표를 환영한다"며 "검찰과 신속히 협의해 관련 법령 제·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 "여권 공세에 수사팀 보호"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현재 일선 검찰청의 수사 관련 공보 업무는 해당 부서를 총괄하는 차장검사가 담당해왔다. 조국 장관 관련 수사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를 지휘하는 송경호 3차장이 공보 업무를 담당한다. 이 때문에 송 3차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 착수 이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의심하는 여권 인사들의 집중 공격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등의 국정감사 현장에선 질의에 나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 관련 수사 실무 책임자인 송 3차장을 세워놓고 언성을 높여 '수사 외압' 논란이 일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검찰 수사팀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지속해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 장관 관련 수사팀 검사 및 검찰 관계자를 상대로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의 이날 발표에 대해 법조계에선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 검찰 수사에 대한 외부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 담당자가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현행 공보 방식 때문에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서도 송 3차장 등 수사팀이 여권의 집중 공세 대상이 되고 있다"며 "전문 공보관 도입은 수사와 공보 업무를 완전히 분리해 수사 담당자들이 다른 환경 요인으로 인해 위축되는 일이 없게 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이 공개소환 폐지 방침에 이어 전문 공보관을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 일각에선 국민의 알 권리가 제한되고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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