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지식인들 “아베 정부,한반도 정책 전환하라”

중앙일보 2019.10.10 14:20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평화회의, 대화문화아카데미, 주권자전국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평화회의, 대화문화아카데미, 주권자전국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원로 지식인들이 아베 신조 일본 정부에 한국 정부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10일 발표했다.
국내 학계ㆍ종교계 원로들이 주축이 된 동아시아평화회의와 대화문화아카데미, 주권자전국회의 등 3개 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시아 평화의 진전을 위해서 아베 일본 정권이 한반도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10일 프레스센터서 105인 공동성명서 발표

성명서에서 이들은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태로 전락한 한·일관계와 동아시아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아베 일본 정권에게 요구한다”면서 5개 항목을 제시했다. ▶부당한 무역규제를 철폐하는 등 한반도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것 ▶‘65년 체제’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시정에 나설 것 ▶일본이 핵무기에 의한 최초ㆍ최대 피해자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엄숙히 받아들여 평화헌법 체제를 지켜갈 것 ▶한국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고 동아시아를 비핵무기지대로 만들 것 ▶북한과 오랜 비정상관계를 최종적으로 청산할 것 등이다.  
 이날 성명서에는 전직 고위 공직자와 종교계, 학계, 시민단체 인사 등 105명이 서명을 했다. 기자회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최상용 전 주일대사,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안재웅 전 YMCA전국연맹 이사장,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남기정 서울대 교수 등 19명이 참석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65년 체제에 대한 아베 일본 정권의 일방적인 해석이 역사의 흐름을 외면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도 인종차별 등 과거 식민지 지배 책임에 대한 인식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은 이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만 65년 체제를 기초로 한·일 관계가 발전해 온 만큼, ‘65년 체제의 시정 요구’가 기존의 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렸다. 대신 아베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한국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한 2010년 ‘간 나오토 담화’를 계승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평화회의, 대화문화아카데미, 주권자전국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기자회견 '동아시아 평화 진전을 위해 아베 일본 정권의 한반도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평화회의, 대화문화아카데미, 주권자전국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기자회견 '동아시아 평화 진전을 위해 아베 일본 정권의 한반도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홍구 전 총리는 “오늘 이 자리는 양국 국민에 전하는 간곡한 호소”라며 “지금 세계 역사는 말 그대로 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미·중 대결 속에서 동아시아가 어떻게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는 한국의 책임도 있지만 대국으로서 일본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인식해 달라”고 말했다.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무엇보다 양국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시민사회가 나서서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고문 함세웅 신부는 “이번 성명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향한 간절한 기도”라고 말했다.
최상용 전 주일대사는 “외교는 상호 인정을 통한 화해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런 지경이 된 데는 문재인 정부도 책임이 있다”며 “그렇지만 아베 정부도 고노 담화와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전임 정부가 한국 정부와 합의한 것들을 계승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전 문체부 차관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체결 당시부터 ‘(청구권 자금이)식민 지배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아베 정부가 ‘위안부·강제 징용공 문제가 청구권 협정을 통해 해결됐다’는 주장을 하려면 논리적으로 과거 자신들의 입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법과 신의성실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