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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동생만 경험한 확률 ‘0’의 영장 기각

중앙일보 2019.10.10 00:04 종합 30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제 새벽 법원에서 기각되자 검찰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재청구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 핵심 혐의를 인정하고 영장심문을 포기하기까지 하는 등 입증의 정도, 종범 2명이 이미 금품 수수만으로 모두 구속된 점,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행한 점 등에 비춰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형사·사법 제도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며 법원도 구속영장 발부에 더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번 법원의 결정은 극히 이례적이다.
 
우선 피의자가 최후 항변을 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을 때 영장 발부 확률이 100%에 가깝다는 점에서 의문이 커진다. 심사 포기는 사실상 범죄 혐의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2017년 영장심사 불출석 피의자가 구속을 피한 사례는 101건 중 단 1건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중앙지법에서는 100% 영장이 발부돼 기각 사례는 ‘0’이었다. 당시 백 의원이 이런 분석을 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에 불출석해 국민적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역시 구속을 피하지 못하고 수감됐다. 법조계에서 ‘확률 제로’로 통하는 일이 조 장관 동생에게 적용된 셈이다.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들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와 관련,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종범 2명은 이미 구속됐는데도 주범인 조씨가 구속을 피했다는 건 영장 기각이 아니라 ‘영장 기적’이라 할 만하다.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의 법조인과 전직 대통령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왜 조 장관의 동생에게만 일어나는 것인가.
 
어처구니없는 국민의 불신은 깊어만 간다. 도대체 조씨가 다른 피의자와 무엇이 어떻게 달랐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법무장관 형은 영장심사일에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검찰 개혁에 임하고 있다. 인권보호 수사규칙을 제정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같은 날 ‘문재인의 남자’라 불리는 여권 실세가 이끄는 싱크탱크는 “김명수·윤석열 체제하에서 먼지떨이식, 마녀사냥식 수사와 여론 재판” 등의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제아무리 영민한 판사가 어떤 논리로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한다 한들, 조씨가 전방위적인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뒤집을 수 있겠는가. 조국 사태가 ‘김명수 코트’의 사법부마저 불신의 블랙홀로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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