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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도 안 적고 인턴?" 조국 딸 의혹 직접 검증나선 서울대생

중앙일보 2019.10.09 16:55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28)씨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에 대해 서울대 학생들이 검증 의견을 내고있다. 저마다 갖고 있는 증명서 등을 내놓으며 조씨 해명의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는 식이다.
 
‘조국 퇴진' 집회를 준비하는 서울대 동문들. [뉴시스]

‘조국 퇴진' 집회를 준비하는 서울대 동문들. [뉴시스]

 

"조씨 인턴할 때 재학생이었다"며 자료 꺼내

7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조민 학회 참가 영상 관련 한마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조씨가 법대 인턴을 할 무렵에 학교에서 재학생으로 있었던 사람으로서 파일 하나 꺼내본다”며 자신이 2007년 학교 활동을 할 당시 제출했던 지원서 양식을 첨부했다.
 
A씨가 올린 파일은 2007년 서울대 SAM(Snu Active Mentoring) 프로그램을 할 때 받았던 지원서다. SAM은 서울대 학생들이 지역 학생을 상대로 멘토링을 해주는 봉사 프로그램이다. 이 지원서는 이름, 생년월일, 현주소, 연락처, 학과, 학년, 학번 등 개인 신상정보를 모두 적도록 돼 있다.
 
스누라이프 한 회원이 올린 2007년도 서울대 교내 활동 지원서. 작성자는 교내 활동 지원서 99%가 비슷한 양식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스누라이프 캡처]

스누라이프 한 회원이 올린 2007년도 서울대 교내 활동 지원서. 작성자는 교내 활동 지원서 99%가 비슷한 양식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스누라이프 캡처]

A씨는 “인턴을 비롯한 각종 교내 활동에서 지원서를 받을 때, 지원서를 별도의 파일로 작성해, 이메일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재학생 및 졸업생, 졸업예정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체의 프로그램은 거의 99% 수준으로 저것(학과, 학번, 학년)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당시 교내 행사에 지원하려면 학과ㆍ학번ㆍ학년을 무조건 적어내야 하니 고등학생은 참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며, 지원서 접수는 이메일로 받는다는 의미다.
 

"학과·학번 적어내야 하는데 대체 어떻게 지원?"

조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 5월 1~15일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와 관련된 인턴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대 측이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적 없다고 하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자 조씨는 지난달 3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고등학생을 정식 인턴으로 뽑아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서울대 인턴은 당시 인터넷에서 공고를 보고,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A씨가 소개한 교내 활동 지원과 다른 절차를 밟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씨와 정경심(조씨 어머니, 조 장관 부인)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2009년에 전화로 인턴 참여 문의와 지원을 했다는 것이고, 그걸 학과 사무실 측에서 받아줬다는 것”이라며 “그걸 받은 사람이 조교든 교직원이든, 학과와 학년, 학번 공란이 발생하는데, 그걸 대체 어떻게 처리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러 지원서류 및 민원서류를 취합, 정리를 해 본 사람으로서 이 부분이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도 했다.
 

"학술대회 참가하면 인턴 한 거냐"

사진은 변호인단이 학술대회 동영상에 등장한 딸 조모씨라며 기자들에게 제공한 동영상 캡처본

사진은 변호인단이 학술대회 동영상에 등장한 딸 조모씨라며 기자들에게 제공한 동영상 캡처본

A씨는 최근 정 교수 측이 공개한 조씨의 서울대 학술대회 참가 동영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6일 정 교수 변호인단은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 조씨가 앉아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조씨는 학술대회에 참석한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대생 사이에선 정 교수 측이 공개한 학회 영상만으로는 조씨의 인턴 신분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A씨는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는 게 자격을 갖췄다는 뜻은 아니다”며 “통상 학회나 행사나 서울대에서 하는 행사는 청강이나 견학 왔다고 하면 착석해서 보는 정도는 어렵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참관자’가 ‘수강생’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인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했다.
 
다른 스누라이프 회원들도 “'학술대회 참석'='인턴활동'이 성립하긴 하냐” “정말 인턴이라면 저렇게 앉아서 들을 시간이 있나? 명찰 나눠주고 등록하고 일이 많았을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자료 보관이나 백업 잘 해둔, 당시 활동했던 학우분들 많을 텐데, 이번 기회에 본인들 보물창고 한 번 열어보길 바란다”며 동문들이 조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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