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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접경지역 6일간 확진 없이 잠잠…연천서 의심 신고

중앙일보 2019.10.09 15:10
8일 경기 남양주시 광릉숲 관통 도로에서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차량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경기 남양주시 광릉숲 관통 도로에서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차량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임진강 주변과 서해 지역 등 북한 접경지역이 6일간 추가 확진이 없이 조용하다. ASF가 경기 북부의 중점관리지역을 벗어나 퍼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 돼지농장이 ASF 확진을 받은 후 6일 만인 9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ASF가 ‘양성’으로 판정 날 경우 확진 농가는 1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경기도는 9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돼지농장에서 ASF 의심 신고가 방역 당국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농장 관계자는 “어제저녁부터 어미돼지 4마리가 사료를 남기며 식욕부진 증세를 보이다 오늘 이 중 3마리가 유산했다”고 신고했다.
 
이 농장은 돼지 4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지난달 18일 두번째이자 연천군 내에서 처음 ASF가 확진된 돼지농장과 26㎞ 떨어져 있다. 휴전선 및 북한에서 내려오는 임진강과는 10㎞ 이내 거리에 있다. 신고 농장 반경 500m 내에는 돼지농장이 없고, 500m~3㎞ 내에는 3개 농장에서 돼지 총 412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 등에 대한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 중이다. 현재 지난달 17일 ASF 첫 확진 이후, 바이러스의 잠복기(최대 19일)를 고려해 ‘위험기간’으로 보는 3주는 지났다.
 
방역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한 차단 방역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추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방자치단체도 대규모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거나 축소·연기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현재 상황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현재 상황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부패한 야생 멧돼지 사체도 ASF 검사 필요”

경기도는 야생 멧돼지에 의한 ASF 대응 강화 방안을 환경부에 건의했다고 9일 밝혔다. 도는 현재 김포·파주·연천·포천·동두천·고양·양주 등 접경지역 7개 시·군에서 이뤄지고 있는 예찰 및 사전 포획 활동을 경기도 내 31개 전 시·군으로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포획된 멧돼지 가운데 부패가 심한 폐사체에 대해 반드시 ASF 검사를 할 것도 요청했다. 앞서 경기 파주시에서는 국내에서 첫 ASF 확진 농장이 나온 지난달 17일, 파주시 임진강변 하천에서 몸길이 50∼60㎝ 크기의 새끼 돼지 사체 1구가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방역 당국은 부패가 심하다는 등의 이유로 시료 채취 및 정밀 검사를 하지 않은 채 매몰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다.
 

DMZ 집중 항공소독도 11일까지 실시  

경기도는 국방부·산림청 등과 함께 헬기 7대를 동원해 지난 5일부터 실시 중인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집중 항공소독도 11일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는 파주·김포·연천·임진강 수계에서 항공소독을 했다. 연천 지역 전 농가에는 멧돼지 기피제를 배부했고, 접경지역 군부대 초소에는 고압 분무 소독기·대인 방역기 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산림청 헬기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산림청 헬기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경기도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선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중간을 잇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600m(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떨어진 지점이다. 이에 따라 야생 멧돼지 또는 분변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넘어와 ASF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발생지 주변 완충지대 설정해 집중 관리  

정부는 ASF의 확산 저지를 위해 기존 발생지 주변을 띠처럼 둘러싸는 완충지대를 설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과 연천군 발생 농가 반경 10㎞ 방역대 밖을 완충 지역으로 정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완충 지역의 사료 차량은 발생 지역이나 경기 남부권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완충 지역 내에서만 이동하는 사료 차량이 농가에 사료를 직접 배송한다.  
 
방역 당국은 완충 지역과 발생 지역, 완충 지역과 경기 남부권역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를 세워 축산차량 이동을 통제한다. 축산차량뿐 아니라 승용차를 제외한 자재 차량 등 모든 차량의 농가 출입이 통제된다.
지난 4일 오전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지포리 거점소독시설에서 축산차량이 소독을 하고있다. [뉴스1]

지난 4일 오전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지포리 거점소독시설에서 축산차량이 소독을 하고있다. [뉴스1]

 

290여 건 행사 취소·연기·축소  

경기도는 29∼3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7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취소를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ASF 확산을 막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도는 경기 북부 일대에서 주로 발생한 ASF 확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박람회 행사를 진행했다가 자칫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사 취소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는 ASF 확산 차단을 위해 ‘제2회 경기도민의 날 행사’, ‘제10회 세계도자비엔날레’ 등 도내 주요 행사 290여 건을 취소하거나 연기·축소했다. 도는 ASF 진행 상황에 따라 앞으로 열릴 예정인 행사 취소나 연기 등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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