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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한국당, 탄핵과 개혁 보수 인정땐 언제든 통합 논의"

중앙일보 2019.10.09 00:02 종합 21면 지면보기

야권통합 ‘3대 원칙’ 제시한 유승민 ‘변혁’ 대표

유승민 의원은 인터뷰 도중 ’이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크게 위태로워졌다. 이대로 가면 정말 재앙이 올 수 있는데 (동맹을) 지켜낼 힘이 마땅치 않은 것도 ‘보수 재건’이 시급한 이유다. 이걸 꼭 써달라“고 강조 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의원은 인터뷰 도중 ’이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크게 위태로워졌다. 이대로 가면 정말 재앙이 올 수 있는데 (동맹을) 지켜낼 힘이 마땅치 않은 것도 ‘보수 재건’이 시급한 이유다. 이걸 꼭 써달라“고 강조 했다. 강정현 기자

바른미래당 의원 14명을 이끌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시키며 사실상 분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4선·대구 동구을)은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과 무조건 합치는 것으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①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고 ②자유만 강조해온 보수 아젠다를 공정·정의로 확대하며(개혁 보수) ③보수의 구체제를 혁파하고 신체제를 건설하자는 ‘불파불립’(不破不立:낡은 것을 헐어야 새것을 얻는다)이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이를 받아들이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지만,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그의 국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강찬호의 직격인터뷰]
정기국회 직후 탈당 뒤 창당 시사
탄핵 인정이 통합 핵심…시간이 없다
서울 출마? ‘보수 재건’ 논의와 연관
내가 대권 후보돼야 보수 정권 탈환

지난해 2월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한 지 1년 7개월 만에 사실상 분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뒤 줄곧 보수의 미래를 고민해왔다. 더는 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 그래서 15명 의원이 잘못을 반성하되, 백지상태에서 새 길을 모색하자고 모였다. 극히 위중한 상황이라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겠다.”
 
사실상 분당의 구체적인 배경은.
“창당에 앞서 지난해 1월 18일 안철수 대표와 ‘개혁적인 중도 보수 정치로 희망의 미래를 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작성했다.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당은 지난 1년 7개월간 국민에게 보여드린 게 없고. 내부 갈등으로 정체성 혼란만 가중됐다. 애초부터 뜻을 같이하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그들은 지역적 문제(호남) 때문에 ‘보수’란 말을 쓸 수 없고 ‘진보’란 말을 꼭 써야겠다고 하더라. 실은 나보다도 보수적인 분들인데 황당했다. 그분들은 민주당이나 정의당에 가야 했다. 도저히 당을 바꿀 수가 없으니 근본적 결단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신당을 언제 창당하나.
“혁신위 노력이 수포가 되고 비대위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이 유력한 옵션 아니냐. 나는 자신감이 있다. 중요한 건 의석수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거다. 바른미래당 창당 때 교섭단체 확보에 집착해 뜻이 다른 분들과 섞이다 보니 갈등이 커지지 않았나.”
 
자신감의 근거는.
“오늘 여론조사를 보니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30%대 중반이지만 자유한국당은 20%대 초반에 그치고 정의당 8%대, 우리가 7.6%더라. 상식적으론 민주당 지지율이 내려가고, 한국당이 떠야 하는데 무당파만 늘고 있다. 극단의 정치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3년 전 촛불 집회에서 국민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민주공화국을 요구했다. 제대로 된 보수라면 이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이걸 우리가 해보자는 거다.”
 
총선 앞두고 보수가 뭉치란 여론이 높다.
“내게 그런 압박이 얼마나 많겠나. ‘무조건 합치라’는 말은 대구에서 제일 세다. 그러나 무조건 한국당과 합치기만 한다고 국민이 지지해 주겠는가. ‘문재인도, 조국도, 민주당도 싫지만 한국당은 더 싫다’는 민심을 한국당은 알아야 한다. 한국당은 사람도, 정책도, 국민을 대하는 자세도 3년 전과 바뀐 게 없다. 옛날 세력이 다 살아있다. 그래서 나는 ‘보수 통합’이 아니라 ‘보수 재건’을 주장한다.”
 
당신과 ‘변혁’의원들이 탈당하면 손학규 대표가 ‘대안정치연대’(10석)와 뭉쳐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12월까지인) 정기국회 끝나면 총선 넉 달 전에 교섭단체 만들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
 
이달 말 안에 탈당 결정을 내릴 것인가.
“가급적 빨리 결론 내고 싶다.”
 
총선에서 보수가 분열되면 여당만 이득이란 주장도 있다.
“3년 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나오니까 민주당이 망하고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지 않나.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고, 그들이 중요하다.”
 
그러면 총선까지 한국당과 따로 가나. 야권 통합 가능성은 없나.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둘째, 개혁 보수로 나가자. 셋째, 낡은 집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거다. 한국당이 세 원칙에 응할 용의가 있으면 황교안 대표든 누구든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변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의미는.
“한국당이 탄핵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 입장을 분명히 해야만 보수가 살 수 있다. 탄핵에 찬성했나 반대했나로 싸우면 도움이 안 된다. 그런데 한국당은 그럴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개혁 보수’는 무슨 의미인가.
“조국에 치를 떠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이 너무나 위선적인데도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는 게 이상해 보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는 자유만 외치고 있다. 우리 헌법의 가치에는 자유도 있지만 평등도, 정의와 공정도 있다. 이걸 보수가 실현해야 한다.”
 
‘개혁 보수’의 5·18에 대한 입장은.
“그렇다. 5·18은 민주화운동으로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규정이 된 것은 그래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개혁 없이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셋째 원칙(불파불립)은 친박 청산인가.
“첫째와 둘째 원칙이 중요하다. 이걸 받아들이면 셋째 원칙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승민과 통합 안 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서울 출마를 촉구했는데.
“당 대 당 통합이나 공천은 나중 문제다.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게 가장 시급하다. 안 그러면 보수는 현 정권에 끊임없이 이용당할 뿐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논의한 적 있나?
“행사장에서 몇 번 조우한 정도다. 그가 보수 재건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
 
안철수 전 대표에 동참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는데.
“당을 같이 만든 분이다. 그래서 ‘변혁’과 뜻을 같이해 달라고 했다. 아직 확답은 없다.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안철수계 의원들의 생각은.
“‘변혁’ 의원 15명 중 비례대표 6명과 권은희(재선·광주 광산을)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인데 다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분들이 안 전 대표의 의중을 물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안철수가 ‘변혁’에 동참 안할 가능성은.
“모르겠다. 다만 그분이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 15명은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본다. 안 전 대표가 대답이 없어도 시간을 지체할 순 없다.”
 
안철수 동참시 공동대표 체제로 가나.
“모르겠다. 그분이 일단 정치에서 떠나 있으니까. 다만 내가 대표를 맡은 이상 죽을 각오를 하고, 책임을 지려 한다. 안 전 대표가 뜻을 같이했으면 좋겠다.”
 
당신은 개혁 보수, 안철수는 중도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노선이 거의 같다. 안보는 내가 워낙 ‘정통 보수’라 약간의 정도 차이가 있지만, 큰 방향은 다르지 않다. 경제나 민생은 더욱 그렇다.”
 
안철수와 전화하나.
“문자를 주고받는다. ‘함께 해달라’고 하니까 ‘고민 좀 해보겠다’는 답이 왔다.”
 
지난해 6·13 송파·노원 재보선 당시 공천 논란으로 안철수가 당신에게 섭섭한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나는 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파을엔 박종진 후보가 반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노원병에도 수년간 출마를 준비해온 후보가 있었다. 갑자기 날아온 사람을 전략 공천하면 당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근혜 신당’설도 도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다만 정치적인 부분에선 얘기 안 하겠다.”
 
탄핵이 공정했느냐는 논란이 있는데.
“법적으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보수가 새집을 지을 수 없다.”
 
‘유승민이 수도권에 나와야 바람이 불 것’이라며 서울 출마를 바라는 이들이 많은데.
"내 입장에선 대구가 더 어려운 곳이고 수도권은 덜 어렵다. 가장 어려운 데서 출마하지, 의원 한 번 더 하겠다고 양심 팔며 타협하지는 않겠다. 다만 앞으로 보수 재건이 어떻게 되느냐와 (어디서 출마할지가) 연관이 될 수는 있다.”
 
총선 이후 대선에 나설 생각은
"나는 대권 출마 의지가 당연히 있는 사람이다. 지금 보수에, 한국당에 사람이 누가 있나. 내가 보수 후보가 돼야 정권을 빼앗아올 수 있다. 자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야당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나는 집권하면 늘 진심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려 노력하겠다.”  
 
강찬호 논설위원, 정리=장서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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