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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결렬되자 또 文 공격한 北 "비굴한 추태 부렸다"

중앙일보 2019.10.08 11:53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스웨덴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자 북한이 다시 한국을 향해 비난에 나서고 있다.  
북한 대남선전 인터넷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8일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못할 배신행위’ 제목의 기사에서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다녀온)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무기 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후 3년간 10조원대 무기 구매 계획을 밝힌 사실을 거론하면서다.  

北 ‘삶은 소대가리’ 이후 문재인 대통령 겨냥 비난 포문
“미국 양보토록 문 대통령 대남비난 연말까지 지속할듯”

그러면서 “간과할수 없는 것은 말끝마다 ‘대화’와 ‘평화’를 떠들고있는 남조선 당국이 뒤돌아 앉아서는 위험천만한 북침전쟁무기를 더 많이 끌어들이려고 획책하고있는 것”이라며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못할 배신행위이며 조선반도에 전쟁의 참화를 몰아오는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우리민족끼리는 ‘언행이 다르면 배척을 받기 마련’이란 기사에서도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남조선 당국이 국제무대에서 그 무슨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를 운운해나선 것은 미국과의 북침전쟁연습과 침략무기구입 책동으로 조선반도평화를 유린해온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우고 민족분렬의 비극적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국제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다.  
문 대통령 실명 거론만 않았을뿐 지난달 25일 유엔총회에서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비판함으로써 비난 대상을 분명히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운영하는 매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9일 북·미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뒤 대남 매체들은 한 달가량 대남·대미 비난을 자제해왔다. 4~5일 북·미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벌인 비핵화 실무협상이 ‘노 딜’(No deal)로 귀결되자 대남 비난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북·미가 대화 모드일 땐 잠잠하다가 협상이 틀어지면 한국에 화풀이하는 패턴이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도 이날 ‘수치스러운 외세추종정책의 산물’이란 기사에서 난데없이 지난달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를 비판했다. “남조선 당국은 수치스러운 친미굴종정책, 어리석고 무분별한 군사적대결야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다. KIDD는 한·미 간 주요 안보 현안을 조율하는 고위급 협의체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로 북한은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을 늘리고, 수위도 거칠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평통의 8월 16일 대변인 담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조평통은 전날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했다. 또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못 박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16일 새 무기(북한은 대구경 조종 방사포로 주장)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16일 새 무기(북한은 대구경 조종 방사포로 주장)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노이회담이 깨지고 나선 그간 중재자로 역할했던 문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이 극에 달했다”며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양보하도록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전방위 대남 비난을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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