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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검찰 카르텔" 때리자, 윤석열 "능동적 개혁할 것" 반격

중앙일보 2019.10.07 14:25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59) 검찰총장이 7일 오전 대검 간부회의에서 "헌법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닌 국민의 시각으로 과감하고 능동적으로 검찰 개혁을 해나가자"고 밝혔다. 
 

조국, 윤석열 검찰개혁 놓고 '주도권 싸움'
검찰 3차 개혁안 발표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

윤 총장은 이날 대검 간부들에게 "검찰 업무 전체를 점검하여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내부문화 개선도 과감하게 하자"고도 지시했다. 
 
검찰은 윤 총장의 지시 뒤 "사건 관계인의 저녁 9시 이후 심야조사를 폐지할 것"이라 전격 발표했다. ▶특수부 축소와 외부 기관 파견 검사 전원 복귀(10월1일) ▶공개 소환 폐지(10월4일)에 이은 검찰의 3번째 자체 검찰 개혁안이다. 
 

조국 '검찰 개혁' 발언 30분 뒤 나온 윤석열의 '검찰 개혁' 

이날 윤 총장의 발언이 주목받은 건 같은 날 아침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 입장에서 확실한 검찰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이 조직 자체와 법조 카르텔을 위해 존재해선 안된다"고 검찰에 비판적 입장을 밝힌 30여분 뒤 나와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7일 법무부 출근길에 "국민을 위한 확실한 검찰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YTN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이 7일 법무부 출근길에 "국민을 위한 확실한 검찰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YTN캡처]

이날 조 장관은 A4용지에 적힌 준비된 발언을 8시 57분쯤 법무부 1층 청사 앞에서 읽었다. 윤 총장의 발언은 이로부터 30분쯤이 지나고 대검 간부 회의가 시작된 9시 30분쯤 나왔다.
 

조국, 검찰 자체 개혁안에 건조한 반응 

하지만 조 장관과 조 장관 취임 뒤 발족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들은 검찰의 '자체 개혁안'을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개혁위 위원들 사이에선 "검찰이 조국 일가 수사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란 회의적인 반응까지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강남일 대검차장(가운데), 이원석 대검 기조부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점심 식사를 위해 청사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강남일 대검차장(가운데), 이원석 대검 기조부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점심 식사를 위해 청사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개혁위는 검찰의 '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특수부를 제외한 특수부 폐지' 개혁안에 대해 지난 4일 긴급회의를 열고 "먼저 비대해진 중앙지검 특수부를 축소해야 한다"며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7일 "법무·검찰 개혁위의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라 말했다. 
 

조국과 윤석열의 검찰개혁 주도권 싸움  

법조계는 조 장관과 윤 총장이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을 주장한 것을 두고 두 사람이 '검찰개혁과 조 장관 일가 수사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외관상으로는 장관과 총장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검찰 개혁이란 한 배에 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과 속내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지청장 출신의 변호사는 "조 장관은 가족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임을 내세워 장관직을 유지하려 한다"며 "검찰이 스스로 검찰개혁안을 내세우며 그런 조 장관의 명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며 시위를 하는 모습. [뉴스1]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며 시위를 하는 모습. [뉴스1]

실제 조 장관은 검찰이 특수부 축소와 파견검사 전원 복귀안을 밝힌 다음날인 2일 법무부 간부 회의에서 "검찰의 특수부 폐지안은 대통령령 개정이 필요하고 파견검사 복귀안은 법무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란 건조한 반응을 내놨다. "환영한다"는 의례적 논평 한마디조차 없었다. 
 
복수의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검찰총장이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 아닌 대통령과 장관의 권한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은 독자적인 발표를 하기보단 법무부에 의견을 내야한다"고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에 있어 검찰은 법무부에 의견을 내고 조 장관의 지휘·감독을 따르는 법무부 소속 외청 기관임을, 법무부와 검찰이 상하 관계에 놓여있음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검찰 "자체 개혁안 내놓으니 의견만 달라한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이런 조 장관의 발언이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검찰은 검찰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지시한 발언과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개혁의 주체가 되니 이젠 의견만 내라고 한다"는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자용 1차장 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자용 1차장 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이 권력 실세인 조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한 이상 검찰을 겨냥한 정권의 아주 거친 검찰 힘빼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정권 차원의 '검찰 힘빼기'에 맞서 먼저 개혁안을 내놓으며 검찰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은 조 장관 관련 수사가 검찰 개혁을 방해할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검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치된 포토라인. 윤 총장은 이날 검찰의 공개소환 방침을 전면 폐지했다. [뉴스1]

지난 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치된 포토라인. 윤 총장은 이날 검찰의 공개소환 방침을 전면 폐지했다. [뉴스1]

검찰 "심야조사 폐지, 구속 피의자 가족 생계지원" 

검찰 관계자는 이날 심야조사 폐지안을 공개하며 "조서 열람 시간을 제외하고 9시 이후 사건 관계자에 대한 심야조사를 원칙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조사인과 변호인이 서면으로 심야 조사를 요청하고 각 검찰청의 인권보호관이 허락하는 경우에만 심야 조사가 허용되도록 할 것"이라 설명했다. 
 
검찰은 또한 피의자 등이 체포·구속돼 생계유지가 곤란하게 된 미성년, 장애인 가족에 대해 '구속피의자 가족 긴급 생계지원' 제도를 통해 생계를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박태인·윤상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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