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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리학회는 취소했는데…단국대, 조국 딸 논문 본조사 착수

중앙일보 2019.10.07 01:00 종합 3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취소됐다.[대한병리학회]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취소됐다.[대한병리학회]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28)이 제 1저자에 이름 올린 병리학 논문의 연구부정 여부를 조사 중인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가 한 달간의 예비조사 마치고 본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확인됐다. 단국대 측은 “예비조사에서 불충분한 점이 있어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관련 학회가 이미 논문을 취소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지나친 시간 끌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예비조사 결과 당사자 소명 불충분"
조씨 등 출석 요구할 듯, 최장 6개월 걸려
곽상도 의원 "혐의 이미 입증, 시간 끌기" 비판
학교 "대면조사 포함한 면밀한 조사 필요" 반박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단국대에 따르면 단국대 연구윤리위는 지난 2일 열린 회의에서 소위원회의 예비조사를 검토하고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 8월 연구윤리위는 조씨가 한영외고 2학년이던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근무 뒤 제 1저자가 된 병리학 논문의 연구부정 문제를 조사키로 했다.
 
외부 인사를 포함해 총 5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는 한 달간 예비조사를 진행했다. 자체수집한 기초자료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책임저자) 등 관련자들로부터 받은 소명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를 연구위에 보고했다. 예비 조사 결과는 연구윤리 관련 규정의 비밀 엄수 조항에 따라 비공개 상태다.
8월 22일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논문 문제를 조사하는 단국대의 연구윤리위원회에 강내원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22일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논문 문제를 조사하는 단국대의 연구윤리위원회에 강내원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단국대 연구윤리위는 예비조사 결과에 대해 “피조사자들의 소명이 불충분하고, 소위의 기초자료 확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하고 본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본조사는 외부 인사 2명 이상을 포함한 조사위원회(총 6명 이상)가 맡게 된다. 
 
서면 조사 위주의 예비조사와 달리 본조사를 맡은 조사위는 장 교수, 조씨 등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규정에 따르면 피조사자는 조사위에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본조사 기한은 90일 이내로, 연장이 가능해 길면 6개월 정도가 걸린다.
 
단국대 윤리위의 이런 움직임에 ‘시간 끌기’란 비판도 나온다. 관련 규정에서 예비조사만으로도 사실관계가 충분히 밝혀졌다고 판단하면 본조사 없이 종결하고 연구부정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데도 이를 미뤘다는 비판이다. 지난달 5일 대한병리학회는 해당 논문을 게재 취소하고 이를 알리는 공문을 단국대에 보냈다. 국내 의학 분야 최고 학술단체인 의학한림원도 4일 “해당 논문과 관련한 연구윤리 위반은 황우석 사태와 비견될 만큼 심각한 의학계 부정”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은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은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곽상도 의원은 “학회가 이미 논문을 취소했고, 책임저자인 장 교수가 사과했는데도 예비조사로 종결하지 않고 본조사까지 가는 건 학교 측의 시간 끌기”라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현직 장관의 딸이 판정 결과에 따라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학으로선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결론을 미룰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단국대 측은 “연구윤리 규정과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논문의 게재 취소 여부만을 결정하는 학회와 달리 대학의 조사는 소속 교원의 징계까지 전제하기 때문에 훨씬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판정에 따라 중징계가 불가피한 사안이라 피조사자의 변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라는 관련 규정을 준수 못 할 경우 또 다른 법적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국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예비조사로 종결하는 게 오히려 ‘봐주기’로 해석될 수 있다. 피조사자에게 직접 진술을 청취하는 본조사로 사건의 실체를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는 게 연구윤리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지난 8월 27일 오후 검찰 수사관이 단국대 천안캠퍼스 장영표 교수의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품을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지난 8월 27일 오후 검찰 수사관이 단국대 천안캠퍼스 장영표 교수의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품을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월 22일 단국대 연구윤리위가 예비조사에 착수할 당시 강내원 위원장(교무처장)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은 모두 조사하려 한다. 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는 내용은 다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 의원은 단국대에 연구윤리위 회의록과 위원 명단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교육부의 관련 훈령 등의 비밀엄수 조항과 피조사자의 공개 거부 의사에 따라 제출하지 않았다.

 
단국대의 판정 결과는 조씨의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와 함께 논문 연구에 참여했던 A 교수에 제공됐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금(2100만원) 환수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연구자의 소속 기관인 단국대가 논문의 연구부정 여부, 지원금이 해당 연구에 투입됐는지 등을 밝혀야 재단도 지원금 환수 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천인성‧최모란·정진호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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