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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라의 분열 언제까지…대통령이 솔로몬의 지혜 발휘해야

중앙일보 2019.10.07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대한민국이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두 동강이 났다. 조국 사태의 결과다. 보수와 진보가 극단으로 갈려 정반대 구호를 외치는 상황은 주말과 휴일이면 계속될 조짐이다. 지난 3일 보수세력이 ‘조국 사퇴’를 외치며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고, 5일에는 진보세력이 서초동에 다시 모여 ‘검찰 개혁’ 집회를 했다. 보수 단체는 9일에도 광화문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세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며 갈등은 끝없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오히려 진영 싸움을 부추기며 스스로 대의민주주의 위기를 자초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상황을 더는 방관해선 안 된다. 언제까지 편 가르기 정치로 인한 국가의 분열을 보기만 할 것인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두 동강나 대치
노무현·링컨의 통합과 유연함이 절실
반대편도 포용, 분열 치유 해법 내주길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정세가 짙은 안갯속이다. 경제는 침체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여기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정부와 국회가 안보와 경제를 놓고 종일 머리를 맞대도 부족할진대 조국 장관 한 명을 놓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이 말이 되는가.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진보 진영과 핵심 지지층에게만 초점을 맞춘 행보를 해왔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의 정책이 그랬고 인사도 ‘마이 웨이’로 일관했다. 한마디로 반대편의 말은 듣질 않았다.
 
오늘날 문 대통령을 있게 만든 고 노무현 대통령은 반대편을 존중하고 국익 앞에선 유연하기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라크 파병 등 지지층이 극렬 반대하는 일을 해냈다. 국가의 이익 때문이다. 야당과 권력을 나누겠다는 통합의 정신으로 대연정을 제안했는가 하면, 조각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에 기용하려는 파격적 방안을 추진했다. 시골(일리노이주) 변호사 출신인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통합의 정신을 발휘해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링컨은 변호사 시절부터 자신을 무시해 온 정적 에드윈 스탠턴을 전시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전후에는 한 명도 처형된 전범이 없을 정도로 통합 정책을 폈다. 미국은 전쟁 이후 하나로 통합됐다.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건 검찰 개혁은 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2년여를 허송세월하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 시점에 그게 왜 그토록 중요해진 건지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적폐 수사’를 도맡다시피 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검사 수가 전 정부에 비해 한때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사실만 봐도 현 시점의 검찰 개혁을 순수하게만 받아들이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현재의 혼란을 종식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검찰 개혁 적임자’로 포장한 조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반대편 국민 의견도 포용해야 한다. 큰 틀에서 봐야 지도자다. 하루속히 광장의 분열을 해소해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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