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끝내줬다 박병호의 끝내기포

중앙일보 2019.10.07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말, LG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친 키움 박병호가 날아가는 타구를 지켜보고 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이 홈런 한 개로 끝났다. [연합뉴스]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말, LG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친 키움 박병호가 날아가는 타구를 지켜보고 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이 홈런 한 개로 끝났다. [연합뉴스]

스윙 한 번으로 충분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9회 말 터진 박병호(33)의 끝내기 홈런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1차전에서 승리했다.
 

준PO 1차전 키움 1-0 LG
9회 말 바뀐 투수 초구 쳐 솔로홈런
시즌 막판 부상·맘고생 털어버려
2차전은 요키시-차우찬 선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준PO 1차전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과 LG 선발 타일러 윌슨의 호투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키움 브리검은 6회까지 무안타 호투를 하다가 7회 대타 박용택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구원투수 조상우의 도움으로 6과 3분의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LG 윌슨은 여러 차례 출루를 허용했지만, 고비 때마다 땅볼을 유도해 8이닝 8피안타 무실점했다.
 
0-0으로 맞선 9회 말 키움의 공격. LG는 마운드에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중심타선으로 시작되는 키움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고우석은 공 1개만 던지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자신의 주무기인 시속 153㎞짜리 ‘돌직구’를 던졌지만, 박병호는 그대로 받아쳐 끝내기 홈런을 만들어버렸다.

관련기사

 
박병호는 특유의 뒤로 눕는 듯한 스윙을 한 뒤, 홈런을 직감한 듯 천천히 1루 베이스로 걸어갔다. 타구가 펜스 뒤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환호하며 힘차게 베이스를 돌았다. 더그아웃에 있던 히어로즈 선수들은 모두 홈플레이트로 뛰쳐나왔다. 1-0. 정규시즌 홈런왕(33개) 박병호의 2019년 34번째 홈런이 키움의 가을 야구 첫 승을 만들어냈다.
 
박병호는 최근 2년간 윌슨을 상대로 타율 0.058(18타수 1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장정석 키움 감독은 경기 전 “박병호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전날 가볍게 연습했는데, 몸 상태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병호가 부담감을 잘 이겨낼 것으로 믿은 것이다. 장 감독은 “너무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병호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보여준 희생정신에 대한 감사다.
 
박병호는 올 시즌 내내 고전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줄면서 홈런도 줄었고, 그로 인해 맘고생이 심했다. 더 큰 고통은 부상이었다. 손목 통증 때문에 시즌 내내 훈련량을 조절하고, 치료를 병행했다. 시즌 막판에도 통증이 심해 주사 치료까지 받았다. 장정석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프로야구 최초 6년 연속 100타점을 2개 남겨뒀다. 감독 입장에선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런데 스스로 경기를 뛰지 않고 주사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윌슨을 상대로 3타수 무안타였던 박병호는 경기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박병호는 경기가 끝난 뒤 “고우석의 직구를 노렸다. 출루도 중요하지만, 강한 스윙을 해서 홈런을 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마지막에 손목이 안 좋아서 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경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브리검이 호투를 해줘 분위기가 꺾이지 않았다. 단기전이라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 조급한 게 사실이지만, 좋은 타구가 나와 내일부터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준PO 1차전 전적(6일·서울 고척)

준PO 1차전 전적(6일·서울 고척)

헬멧을 집어 던지고 만세를 부르며 홈을 밟은 박병호는 “끝내기 홈런을 오랜만에 쳐서 그런가 보다. 뛰면서도 긴장했다. 단기전에서는 세리머니도 중요해서 그랬다”며 웃었다.
 
2차전은 7일 오후 6시 30분 고척돔에서 열린다. 2차전 선발투수로 키움은 좌완 에릭 요키시, LG는 좌완 차우찬을 각각 예고했다.
 
승장 장정석 키움 감독의 말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잘 던졌고, 4번 타자 박병호가 홈런으로 멋있게 끝내줬다. 불펜투수 조상우를 투입한 시점(7회 2사)이 오늘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조상우는 우리 팀의 가장 강력한 카드인데, LG 카를로스 페게로를 삼진으로 잘 막아줬다. 중간 투수들이 이닝을 마치고 난 후에 결과가 좋지 못해, 조상우를 7회가 끝나고 바로 내렸다.

패장 류중일 LG 감독의 말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 9회에는 점수를 안 주려고 고우석을 올렸다. 내가 보기엔 볼인데 박병호가 잘 쳤다. 고우석은 최고 마무리 투수라 믿고 올렸다. 7회 신민재 견제사와 8회 유강남 번트 실패도 아쉬운 부분이다. 카를로스 페게로가 부진한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 2차전을 심기일전해서 준비하겠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