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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실직 외국인 올까 무섭다…충북 축산농 근로자 채용 금지

중앙일보 2019.10.06 05:00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와 인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는 가운데 충북도가 ASF 확산 방지의 한 수단으로 축산 농가 등에 외국인 근로자 신규채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규모 살처분 농가 폐업…실직 근로자 다수 우려
외국인근로자 통한 ASF 바이러스 전파 차단 취지
양돈 농가, 사료공장, 도축장 등 신규 채용 금지
충북과 충남 포획틀 설치 등 멧돼지 사냥 나서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ASF 발생지역 살처분 매몰작업이 완료된 날부터 21일간 충북도 내 양돈 관련 축산시설에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채용금지 기간은 돼지열병 잠복기가 4일에서 19일까지인 점을 고려했다. 계속 발병하면 마지막 발생일을 기준으로 채용금지 기간이 연장된다. 대상 시설은 양돈농가, 사료공장, 도축장, 양돈 분뇨처리장 등이며 축사를 고치는 작업장도 적용한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돼지 1000마리를 기르는 농가의 경우 평균 외국인 근로자 2~3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축사에 거주하며 사료를 주거나 분뇨처리 작업을 한다. 이중 불법체류 외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국인이 축산업을 비롯한 농업, 건설현장을 기피하면서 그 자리를 외국인이 메꾼 결과다.
 
지용현 충북도 방역정책팀장은 “경기·인천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수 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고, 돼지 입식 전까지 다수의 축사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들 농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일거리를 찾아 도내 축사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ASF 발병국인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을 고용한 농가에게는 자국인 모임 등에 따른 외출이나 출국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충북에는 98개 축산 농가에서 327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도는 방역대책 외에 다문화가족센터와 연계해 외국인 근로자가 귀국 후 곧바로 농장에 투입하지 않도록 지도해 왔다. 자국에서 가져온 축산물이나 음식물 반입을 자제하도록 주기적으로 교육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멧돼지. [사진 중앙포토]

아프리카돼지열병 멧돼지. [사진 중앙포토]

 
돼지열병 주요 감염 매개체로는 야생 멧돼지가 꼽힌다. 멧돼지는 이 병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살아간다. 돼지 사료로 쓰이는 음식물 쓰레기도 돼지열병을 퍼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김아영 충북도 동물방역과 담당은 “ASF 바이러스를 가진 햄버거 패티와 샌드위치 찌꺼기를 돼지에게 먹이면 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돼지열병 걸린 돼지를 접촉한 사람이나 장비, 사료차량 등도 바이러스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ASF에 걸린 돼지를 만진 농장주나 근로자에게 바이러스가 묻어 옮겨질 가능성이 있어 이동제한이나 차량 소독을 철저히 하면 전파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돼지열병으로 경기와 인천에서 살처분 예정인 돼지는 20만 마리가 넘는다. 경기도 관계자는 “살처분 농가에서 몇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경기도로 돼지 살처분에 동원됐던 외국인 근로자 122명 중 30여 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김용찬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외국인 근로자 30여 명에 대해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축산농가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접촉 채용금지 등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4일 시·군 부단체장 회의에서 야생멧돼지 포획도 주문했다. 이 지사는 “도민에게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하면 꼭 신고하도록 당부하고, 멧돼지 접촉차단 시설과 기피제 살포도 강화해 달라”고 지시했다. 충남은 시·군별 30명의 자체 상황반을 꾸려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농가에 멧돼지 기피제 1165㎏을 공급하고, 포획틀 94개를 설치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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