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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들어갔다 울며 나오는 ‘어머니전’ 벌써 67번째

중앙선데이 2019.10.05 00:21 655호 15면 지면보기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사랑. 이제 내가 사랑을 돌려드린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사랑. 이제 내가 사랑을 돌려드린다.

울산중구 하나님의 교회에서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2013년 서울에서 개막 테이프를 끊은 이후 우리가 사는 곳에서도 열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던 전시회가 67번째로 내려앉은 곳이다. 당초 지난달 8일까지로 예정됐었지만 관람객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 11월까지 전시를 연장했다.
 

울산 전시회 11월까지 연장
‘그래도 괜찮다’ 등 5개 테마관
미국·페루 등 해외서도 11번 열려

사실 어머니전은 이제 너무도 유명해져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됐다. ‘웃으며 들어갔다 울면서 나오는 전시회’라는 입소문을 타고 각계각층에서 줄을 이었다. 단체관람도 많아 학교와 군부대, 경찰서 등 200개가 넘는 단체가 전시장을 찾았다.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77만이 넘는다. 미국과 페루, 칠레 등 해외에서도 지금까지 11번의 전시회가 개최됐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어머니전’의 경우 시민들의 반향이 커 브루클린 자치구가 “시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다”는 이유로 교회 측에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울산 전시회 역시 ‘엄마’, ‘그녀’, ‘다시 엄마’, ‘그래도 괜찮다’와 ‘성경 속 어머니 이야기’의 5개 테마관으로 구성됐다. 문인, 작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글과 사진,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소품 등 207점이 전시된다. 엄마가 새 신발을 사준 날 엄마와의 거리는 1cm지만 엄마한테 휴대폰을 빼앗긴 날은 10…00km로 늘어나는 사춘기 소녀와는 달리, 늘 딸과의 거리가 0cm인 엄마의 마음이 담긴 그림 에세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엄마를 귀찮아 한 아들에게 그날 저녁 온 엄마의 문자 ‘아들 사랑헤’ 같은 뭉클한 사연들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입대를 앞둔 아들이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대견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엄마의 표정이 담긴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전시장 한켠에는 페루에서 전시됐던 작품 일부를 옮겨온 ‘페루 특별전’도 마련돼 있다. 수도 리마에서 출발해 하루 반 동안 버스를 타고 10시간을 더 걸어야 갈 수 있는 친정. 전화가 없어 간다는 기별도 못하는데 도착해보면 늘 마을 어귀까지 나와 자식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 정녕 어머니의 사랑은 나라와 인종, 문화를 초월하는 인류 보편적인 것이다.
 
‘어머니전’도 역시 포토존, 사랑의 우편함 등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주최 측은 어머니한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엽서를 5종 준비했다.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보고싶어요’, ‘감사합니다’, ‘미안해요’ 등 다섯 종류 메시지가 쓰여있는데 그중 ‘미안해요’가 가장 많이 선택된다고 한다. 늘 주기만 하는 게 어머니의 사랑인 까닭이다.
 
울산 중구 성안동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아 울산 시내와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전망과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게 울산 전시회의 팁이다.
 
이훈범 대기자/중앙콘텐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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