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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이 여야 국감위원에 화과자 돌려"

중앙일보 2019.10.04 15:54
서훈 국정원장이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 기간에 여야 국감위원들에게 과자를 돌렸다는 발언이 나왔다.
 

외교통일위원회 주일대사관 국정감사
윤상현 위원장 "호텔에 서 원장 보낸 화과자"
상자 속 카드에 서 원장 이름..."파견직원이 챙긴 듯"
김부겸 의원 "22일 일왕 즉위식, 대통령 참석 어떤가"

4일 도쿄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 은 “호텔에 가보니 화과자(和菓子)가 있었는데 보낸 사람이 남관표 주일대사가 아니라 서훈 국정원장이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지난달 새로 임명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을 언급하면서 “기타무라의 카운터파트인 서 원장이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 한·일 협상파트너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야치 쇼타로(谷内正太郎) 전 NSS 국장 라인보다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감단 관계자는 “비싼 화과자는 아니었고 국감위원 전원이 과자를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대사관 소속 국정원 파견 직원이 챙긴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화과자 상자 안에는 서 원장이 보냈다는 카드가 있었다고 한다.
 
4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4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해외주재 공관의 국감을 위해 현지에 출장을 간 의원에게 국정원장이 선물을 보낸 건 매우 이례적이다. 국정원의 해당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가 아닌 정보위원회다. 관련 상임위도 아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위원에게 과자를 돌린 배경에 의문이 쏠리는 이유다. 국감단 관계자는 “해당 상임위는 아니지만 한·일관계, 북·일관계 등 연관이 있으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서 원장은 작년 9월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와 면담을 한 뒤 당시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기타무라 내각정보관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오는 22일 일왕의 즉위식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모멘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 일왕 즉위식을 잘 활용하면 여러 정서적 앙금이 걷히고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악화된 한일관계를 고려해 파격적으로 축하하러 오는 것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4일 외교통일위원회 감사반(반장 윤상현)이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국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4일 외교통일위원회 감사반(반장 윤상현)이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국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같은 당 박병석 의원도 “양국 최고지도자들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큰 틀의 방향이 확정된다면 10월 22일 일왕 즉위식에 총리 뿐 아니라 대통령이 만날 여건도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한·일관계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여건상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꼭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도 “문 대통령이 갈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관표 주일대사는 “부임 직후부터 한·일정상회의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 행사의 참석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선 여러가지 고려사항이 있다”면서 “여러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 본국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종료 결정이 내려진 지소미아(GSOMIAㆍ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와 관련, 한·일 군사당국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다.
 
4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관표 주일대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4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관표 주일대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윤상현 의원은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때, 발사체의 비행거리를 430㎞라고 했다가 다음날 600㎞로 정정했고, 일본도 이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때 발사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정정했다. 지소미아를 파기해도 정보교류에 전혀 문제가 없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 대사는 “지소미아 종료 사태는 한일 양국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며,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유감”이라면서 “지소미아가 복원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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