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사망 2주전부터 때렸다···5살 의붓아들 목검폭행 전말

중앙일보 2019.10.04 15:23
계부의 폭행으로 숨진 5살 아이의 친모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아이가 폭행을 당하는 동안에도 이를 방치하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계는 살인 방조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숨진 아이의 친모 A씨(24)를 긴급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다음 날 오후까지 25시간가량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남편 B씨(26)가 아들 C군(5·사망)과 D군(4)을 심하게 폭행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폭행으로 다친 C군 등을 치료도 해주지 않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5살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5살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B씨의 폭행과 학대로 C군은 지난달 26일 오후 숨졌다. C군에게서 학대 흔적이 발견되자 경찰은 B씨를 살인 등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C군의 직접적인 사인은 복부 손상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집 내부 안방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A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되고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전날 오후 4시쯤 임시 보호시설에 있던 A씨도 긴급체포했다.
 

계부가 때릴 때 친모는 보기만 

경찰 조사 결과 C군 등은 A씨가 B씨와 재혼하면서 데려왔다. B씨는 2017년에도 의붓아들인 C군 등을 폭행하고 학대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A씨도 방임 등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아동보호 사건으로 처리해 그를 가정법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지난해 4월 의붓아버지인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보호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이 사건으로 C군 등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리를 받으며 지난 2년 6개월간 보육원에서 생활해 왔다.
부부는 지난 8월 30일 의붓아들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고 학대와 폭행 등을 했고 C군은 집으로 돌아온 뒤 한 달 만에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연합뉴스TV]

[사진 연합뉴스TV]

 
부부의 범행은 안방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부부는 지난 8월 30일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데려왔다. 31일은 시골에 데려갔고 지난달 11일 밤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학대와 폭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B씨는 C군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등 강압적으로 대했고 주먹도 휘둘렀다. C군이 숨지기 전엔 손과 발을 케이블 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m 길이의 목검으로 마구 폭행했다.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아들의 손과 발을 몸 뒤로 묶었다"며 "아들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진 채 20시간 넘게 묶여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도 주지 않고 치료도 안 해

폭행으로 C군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친엄마인 A씨는 물론 의붓아버지 B씨도 치료 등을 해주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A씨는 남편이 아들들을 폭행하는데도 말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나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폭행으로 아들이 죽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너무 무서워서 말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가정폭력 등을 당해 겁이 나서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B씨의 폭행으로 아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으면서 아이를 보호하지 않았고 식사를 챙기거나 치료도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먼지알지 런칭 이벤트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