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신형 북극성 3형 시험 성공”…1형보다 3m 커진 10m

중앙일보 2019.10.04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북한이 3일 공개한 ‘북극성-3형’ 시험발사 장면. 수중 발사용 바지선을 끌고 온 것으로 보이는 선박(원 안)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3일 공개한 ‘북극성-3형’ 시험발사 장면. 수중 발사용 바지선을 끌고 온 것으로 보이는 선박(원 안)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가 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신형)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원산 앞바다에서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성공적이었음을 대외에 알린 것이다.
 

“사거리 늘리려 지름도 굵어져”
발사현장 사진에 견인선 추정배
잠수함 아닌 수중 바지선서 쏜 듯

김정은 이례적으로 참관 불참
트럼프 자극 안하려 수위조절

북극성-3형은 북한이 2017년 도면을 슬쩍 보여주면서 개발 중이라는 정보를 흘린 고체연료 미사일이다. 북한 매체들은 그해 8월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둘러보는 소식을 전했는데 보도 사진 속 벽에 북극성-3형 도면이 붙어 있었다. 도면이 2년여 만에 실물로 나타난 것이다.
 
북한은 앞서 2016년 8월 24일 북극성-1형, 2017년 2월 12일과 4월 5일 북극성의 지상발사형인 북극성-2형을 각각 발사했다. 북극성-1형은 길이가 7m가량이지만 북극성-3형은 10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름도 더 굵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극성-3형이 1형보다 더 길고 더 두꺼워졌다면 사거리를 늘릴 목적”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900㎞ 안팎으로 분석된다. 북극성-1, 2형(1300㎞)보다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에 안정성을 중심으로 시험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조만간 사거리를 늘리는 후속 발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성-3형이 수중 발사될 때 바로 옆에 배 1척이 보이는데, 군 당국은 이 배가 수중 발사대를 장착한 바지선을 끌고 온 견인선이라고 보고 있다. 잠수함에서 직접 발사된 게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쏠리는 대목이다. 바지선은 물속에 잠겼다가 미사일 발사 후 수면 위로 올라오도록 만들어졌다.
 
북한은 북극성-3형이 대기권 밖에서 지구 모습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전 세계 어디로든 SLBM을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전략적인 메시지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더 디플로맷의 선임 에디터인 앤킷 판다는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이후 첫 전략적 발사”라고 평가했다.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면서 전술적 도발만 저지르던 북한이 전략적 도발에 나섰다는 의미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SLBM을 제대로 쏘려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000~3000㎞)을 넘어 최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3000~5500㎞)을 보유해야 한다”며 “북극성-3형의 개발 목표는 사거리 3000㎞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전 잠수함 함장)은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의 SLBM 탑재 잠수함은 모두 핵추진 방식(핵잠)”이라며 “북한도 핵잠 건조를 추진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북극성-3형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건 발사 현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이지 않은 점이다. 김 위원장은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어진 10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땐 빠짐없이 발사 현장에 나왔다. 북한 스스로 ‘일대 사변’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신형 SLBM 발사는 여느 무기 시험보다 중요한데도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지 않은 건 이례적이다.
 
지난 1일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알리고 13시간 만에 미국에 위협적인 SLBM을 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수위조절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빠진 현장에는 북한의 ‘미사일 4인방’이 자리했다. 신문에 실린 사진엔 이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정식 부부장, 전일호, 장창하 등 국방과학원 소속 간부들이 북극성-3형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핵심 인사들로, 이병철·김정식은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로 같은 해 말 미 재무부의 단독제재 대상에 올랐다. 전일호는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때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는 모습으로 강력한 입지를 과시했다. 지난 8월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승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 분석관은 “시험발사 현장에 지휘소를 설치한 점을 봐선 김 위원장이 참관하려 했다가 계획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 불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일은 자제하면서 협상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하지만 핵·미사일 고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쳐 기회냐, 위기냐의 선택은 미국에 달려 있음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은 것을 두고 SLBM 추가 도발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과거 북극성-1형도 바지선 수중 발사 후 잠수함 발사로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초기 개발단계라 불참했을 뿐 향후 잠수함 발사가 이뤄질 때 참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백민정 기자 seajay@joongang.co.kr
먼지알지 런칭 이벤트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