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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더 빨리’, 여유있으면 ‘더 늦게’ 국민연금 양극화

중앙일보 2019.10.03 01:00
국민연금을 빨리 받거나 늦춰서 받는 사람이 모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국민연금을 빨리 받거나 늦춰서 받는 사람이 모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소득이 적어 국민연금을 앞당겨 쓰는 사람과 경제적 여유가 있어 연금 수령을 미루는 사람이 함께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유 있는 사람은 연금을 더 늦춰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연금을 빨리 당겨 받는 식이다.
 

조기·연기 연금 수급자 해마다 늘어나
조기연금, 월 소득 100만~150만 최다
고소득층 '재테크' 차원서 연기연금 ↑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2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조기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2015년 48만명에서 올해 6월 60만명으로 25% 증가했다. 조기연금은 수급 연령에 도달하기 전 1~5년 앞당겨 연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후 세대 소득을 보전해주긴 하지만 최대 30%(연 6%)까지 연금액이 줄어든다. 연기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매우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7800명에서 3만6000명으로 4.6배가 됐다. 연기연금은 최대 5년 동안 수령을 미룰 수 있고 연 7.2% 가산되기 때문에 최대 36%까지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연도별 연기노령연금 수령 인원 통계. [자료 김상희 의원]

연도별 연기노령연금 수령 인원 통계. [자료 김상희 의원]

연도별 조기노령연금 수령 인원 통계. [자료 김상희 의원]

연도별 조기노령연금 수령 인원 통계. [자료 김상희 의원]

두 연금 수급자를 소득구간별로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조기노령연금은 소득이 가입자 평균의 절반인 그룹(월 100만~150만원)이 전체의 25.1%(올해 6월 기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월 150만~200만원 그룹은 15.1%, 50만~100만원 그룹은 9%였다. 이들을 합치면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절반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손해연금'을 많이 받아 쓴다는 의미다. 
 
이와 반대로 연기 노령연금은 소득이 낮은 경우 수급자 수가 적었다. 가입자 평균 소득 두 배가 넘는 고소득층(월 400만원 이상)이 전체 수급자의 37.1%(올해 6월 기준)로 최다였다. 반면 월 소득 50만~100만원 그룹은 2.7%에 그쳤다. 여유가 있는 고소득 은퇴자들은 노후자금 재테크 방법으로 연기연금을 적극 활용한다.
 
김상희 의원은 “고령화, 조기 퇴직자 증가, 평균 수명 연장 등으로 국민연금 양극화가 매년 심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노후소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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