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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공표" 집권여당이 검사를 검찰에 고발 '초유의 사태'

중앙일보 2019.10.02 17:50
집권 여당이 검찰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친인척 수사 담당 검사 및 검찰관계자’를 피의사실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이 2019년 8월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과 관련해 조 장관의 자택 등 70여 곳에 이르는 곳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얻은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주광덕 의원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의원 및 언론에 누설 및 공표하는 방법으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거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박주민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인영 원내대표, 박 위원장, 정춘숙 원내대변인. 변선구 기자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박주민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인영 원내대표, 박 위원장, 정춘숙 원내대변인. 변선구 기자

 검사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지난달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처음 공식화됐지만 그동안 당내에서도 “집권당이길 포기하느냐”(송영길 의원), “경찰 지휘도 검사가 하는데 검사를 누구한테 고발하느냐”(변재일 의원) 등 반대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실효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126조)는 검사나 경찰이 범할 수 있는 범죄지만 법체계상 그에 대한 기소 역시 검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기소 사례가 전무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127조)는 주로 가치 있는 비밀을 누설해 공공기관의 이익이나 공익을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는 게 목적이어서 조 장관이나 그 가족의 사적 이익과 관련짓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이 혐의는 주로 검사나 수사관이 수사 비밀을 수사대상자에게 전달해 수사에 장애가 생긴 경우에 적용돼 왔다.  
 
 명분도 약했다. 그동안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여러 회의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계기가 됐다고 기억하는 “논두렁 시계”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검찰의 피의사실공표가 두드러졌던 지난 국정농단과 사법 농단 수사 과정에선 한 마디도 하지 않던 민주당이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대해선 “내로남불이더라도 잘못된 것은 지금부터라도 고쳐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익명 원한 4선 의원)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도부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고발을 결정해 실행해 옮긴 것은 ‘윤석열 검찰’과 여권 전체가 맞서는 상황에서 그 나름의 정치적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원욱 원내수석 부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고발을 하고 나면 조사하라고 검찰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생기는 것”이라며 “조국 수사하듯이 피의사실공표 혐의자를 찾아내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서초동에 예정된 촛불 집회에 지난달 28일 집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뭔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은 촛불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처럼 장외 집회에 적극적으로 결합 또는 주도하기엔 여당으로서 부담이 있다”며 “민심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한 마디로 집권당이기를 포기한 경거망동이자 검찰 겁박을 넘어선 검찰 탄압"이라며 "민주당은 '청와대 거수기', '조국 사수대'로도 모자라 '범죄 피의자' 조국(장관)의 사냥개가 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성토했다.
 
임장혁·김경희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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