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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발표 다음 날···北, 美 가장 두려워하는 SLBM 쐈다

중앙일보 2019.10.02 11:3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보이는 미사일을 쐈다. 북한이 미국과 북핵 실무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은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전략무기다. 은밀히 괌·하와이나 미 본토 서해안까지 접근해 발사하면 쏘기 전에는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11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SLBM인 북극성 계열로 추정한다는 게 합참의 분석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이번 미사일이 SLBM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합참은 북극성 계열의 미사일 발사대가 잠수함인지, 바지선인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잠수함에서 발사한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8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사진 노동신문]

2016년 8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사진 노동신문]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약 910㎞, 거리는 약 450㎞였다. 전형적인 고각 발사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사일) 고도를 높이면서 거리를 대략 450㎞ 정도로 줄여서 발사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보다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쏠 경우 일본 영해에 떨어져 외교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발사 각도를 높이 잡았다. 일본 정부는 7시 27분 시마네(島根) 현 도고(島後) 섬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의 SLBM은 3년여 만이다. 북한은 2016년 8월 24일 동해 상에서 SLBM인 북극성-1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 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했다. 2017년 2월 12일과 4월 5일 북극성의 지상 발사형인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북극성-1형은 1단 미사일이며, 북극성-2형은 2단이다. 정 장관은 “북극성은 현재까지 1, 2형이 개발됐고, 우리가 확인한 사거리는 1300여㎞ 정도”라고 말했다. 북한은 북극성-3형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극성 계열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분류한다. MRBM은 사거리가 1000~3000㎞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까지 사정권에 둔다. 북한이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10차례 시험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보다 더 멀리 나가고, 더 무거운 탄도를 실을 수 있다.
 
북한, 원산 해상서 SLBM 추정 미사일 또 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원산 해상서 SLBM 추정 미사일 또 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 2000㎞에 못 미치는 걸로 보인다”며 “높은 고도로 올라간 만큼 상승 단계에서 단을 분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극성-1형을 2200t 규모의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했다. 지난 7월 23일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된 잠수함을 시찰하는 모습을 일제히 보도했다. 한ㆍ미 군 당국인 이 잠수함에서 SLBM을 최소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3000t급으로 선체가 커진 SLBM 잠수함은 항속거리를 늘리는 데도 유리해 미 본토까지 사정권으로 넣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진수할 기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래식 추진 잠수함의 경우 자주 부상해 환기하기 때문에 미 본토 서해안 가까이 항해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편 정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우리가 한ㆍ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 의해 (정보 공유)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올해 이날을 포함 지소미아를 통한 한ㆍ일 정보공유는 9차례 있었으며, 8번은 일본의 요청이 먼저 있었다. 국방부가 이날 먼저 지소미아 채널을 가동하기로 한 것은 탄착 지점이 일본과 가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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