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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과서 불법 수정 직원 ‘경징계’ 요구…제 식구 감싸기 논란

중앙일보 2019.10.02 10:00
자유한국당 전희경, 김한표, 곽상도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6월 26일 오후 교육부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를 불법 수정했다는 혐의로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고발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고발장을 들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전희경, 김한표, 곽상도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6월 26일 오후 교육부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를 불법 수정했다는 혐의로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고발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고발장을 들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초등 사회교과서를 무단으로 수정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A과장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야당은 '교육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7월 인사혁신처에 A과장에 대한 징계의결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경징계를 요구했다. 사유는 ‘성실 의무 위반’이다. A과장은 현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문서위조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희경 의원은 "교육부가 요구한 징계 수위가 낮다"며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공무원 징계는 크게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뉜다.  
 
전 의원은 “집필자의 도장을 날조해 무단으로 교과서를 수정한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은데 경징계만 요구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 ‘꼬리 자르기’로 보인다”며 “A과장에 대한 어떠한 조사나 조처를 하지 않은 것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교과서 업무에 관여했던 이들 17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과 대조된다는 의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사회교과서 불법 조작 사태' 긴급 간담회에서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사회교과서 불법 조작 사태' 긴급 간담회에서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문제가 된 교과서는 지난해 3월 개정‧배포된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정 사회교과서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A과장은 2017년 9월 B연구사를 통해 박용조 진주교대 교수에게 교과서 내용을 수정토록 지시했다.  
 
하지만 박 교수가 이를 거절하자 수정 작업에서 배제했고, 대신 부산교대 교수가 수정하도록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A과장과 B연구사는 출판사 직원을 통해 서류를 가짜로 만들고 박 교수의 도장을 임의로 찍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교육부는 집필자의 동의 없이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수정하는 등 200곳 넘게 고쳤다. 교육부에 따르면 A과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과장은 직위해제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기소되면 직위해제되는 경우가 많지만 A과장은 기소됐을 당시 해당 직무와 관련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사안의 경중을 따지는데 직위 해제할 정도라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교과서 수정이 적법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이 사용한 사회교과서가 ‘2009 개정교육과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정했다는 주장이다. 수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던 박 교수를 제외한 다른 집필책임자와 집필진이 동의해 수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A과장 기소 후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 “이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이었다. 박근혜정부에서 이뤄졌던 편법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지 말라”고 밝혔다. 도장 날인에 대해선 “교육부는 출판사가 저자 동의를 다 받은 것을 확인한 서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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