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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했던 어촌마을에 서핑 붐…청년들 몰려 인구 늘었죠”

중앙일보 2019.10.02 00:32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 6월 서핑의 성지라고 불리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에서 보드를 살펴보고 있는 김진하 양양군수. 양양군 해변에는 70개에 가까운 서프숍이 생겨나고 인구도 늘었다. [사진 양양군]

지난 6월 서핑의 성지라고 불리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에서 보드를 살펴보고 있는 김진하 양양군수. 양양군 해변에는 70개에 가까운 서프숍이 생겨나고 인구도 늘었다. [사진 양양군]

김진하(59) 양양군수의 머릿속은 요즘 온통 서핑으로 가득하다. 서핑이 양양군의 인구와 관광, 지역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가한 어촌마을이 서핑 활성화로 외국 해변처럼 변하면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가장 ‘힙’한 곳 중 하나가 됐다. 양양을 서핑의 성지로 만든 주인공이 김 군수다. 양양군은 김 군수가 당선된 2014년부터 서핑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 주제가 주로 서핑에 관한 것”이라며 “양양에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활기가 넘친다. 서핑 덕분에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를 지난달 25일 양양군청에서 만났다.
 

‘서핑 성지’ 만든 김진하 양양군수
페스티벌 개최, 공무원에 서핑 교육
줄어들던 인구 작년 5월부터 반전
오색케이블카 추진 좌초는 아쉬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양양이 서핑의 성지로 통한다.
“어제 육군 관계자와 만나 저녁 식사를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서핑 이야기만 하다 헤어졌다. 아들이 한 번 강습을 받고 오더니 재미를 붙여 계속 간다는 이야기였다. 젊은이들이 관심이 많다 보니 최근 몇 년 새 70개 가까이 서프숍이 생겼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양양 서핑페스티벌’을 비롯해 서핑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 대상 서핑 교육까지 했다던데.
“지난 7월 부서별로 조를 나눠 서핑 교육을 했다. 전 직원 500여명 가운데 3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서핑의 성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서핑을 이해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교육을 기획했다. 앞으로 서핑 관련 사업이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양양군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데 비결이 뭔가.
“전국 자치단체 중 인구가 증가하는 몇 안 되는 자치단체가 양양군이다. 양양군은 1년에 보통 400명 정도가 세상을 떠나고 120~130명이 태어난다. 그런데 올해는 늘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 좋아진 데다 서핑 관련 업종이 늘어나면서 젊은이가 돌아왔다. 또 세컨하우스 개념의 집을 사서 내려오는 사람도 많아졌다.”
 
강원도 양양군 죽도해변의 서퍼들. [중앙포토]

강원도 양양군 죽도해변의 서퍼들. [중앙포토]

양양군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양양군 인구는 2만76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319명과 비교해 324명 증가했다. 매년 줄어들던 인구가 지난해 5월부터 늘고 있다.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사업 ‘부동의’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년 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사업인데 전 정권의 적폐사업 취급받는 게 안타깝다. 10일에 전 군민이 참여하는 궐기대회가 있다.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이의제기나 행정심판을 제기하면서 소송을 병행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다.”
 
강원도송전탑반대대책위와도 공조하나.
“백두대간 보호를 이유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불허했는데 백두대간 곳곳에 100m에 달하는 송전탑이 수없이 많다. 케이블카는 40m 지주 6개를 설치하는데 나무를 베어내는 것도 아니고 지주만 세우는 사업이다. 또 대청봉 가는 등산로를 보면 폭이 10m 이상인 곳도 많다. 나무뿌리는 다 드러나 있고 아침마다 수백명이 올라가 야생 동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오히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환경 훼손을 줄일 수 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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