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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믿는 사람은 트럼프·문재인 두 명뿐”

중앙일보 2019.10.02 00:05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 2019’의 두 번째 세션 ‘미·중 패권 경쟁’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토론의 사회를 맡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 원 교수, 보니 글레이저 CSIS 선임고문,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이광조 JTBC 워싱턴총국 촬영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 2019’의 두 번째 세션 ‘미·중 패권 경쟁’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토론의 사회를 맡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 원 교수, 보니 글레이저 CSIS 선임고문,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이광조 JTBC 워싱턴총국 촬영기자

‘중앙일보-CSIS 포럼 2019’의 두 번째 세션에선 한·미 전문가들이 미·중 패권 경쟁을 다뤘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의 사회로 미·중 무역전쟁부터 북한 비핵화,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 가능성까지 세계 1~2위 강대국 간 갈등과 그 사이에 놓인 한국의 전략이 논의됐다.
 

중앙일보-CSIS 연례 포럼
미·중 패권 경쟁, 한국 전략은
“대북 협상서 동맹 희생해선 안 돼”
“한국, 화웨이에 대한 입장 정해야”
“미·중 사이 한국 양자택일 불가피”

◆보니 글레이저 CSIS 선임고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무관하게 미·중 간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화웨이와 5G 통신은 특히 심각한 문제다. 정부의 지침을 거부할 수 있는 기업은 중국에 없다. 정부가 기업에 정보를 요구할 경우 취약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화웨이를 차단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행한 일이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건 중국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미국도 북한과 직접 협상하고 싶어 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은 어려울 것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한국 등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놓고) 가능한 옵션으로 말한 것은 큰 실수다. 잘 숙고해 봐야 할 문제다. 또한 화웨이의 5G 장비를 쓸지 말지는 주권국인 한국의 결정이며, 미국 정부도 제재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북한이 비핵화를 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단 두 명이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독자적 길을 걷기로 했다. 지금과 같은 (비핵화) 협상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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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안보에 있어선 한국이 미국과 우려를 공유하지만 문제는 경제에서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다. 트럼프의 리더십을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제3의 길을 찾을 수도 있다. 북한 비핵화라는 이슈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는 유일한 분야이며, 중국도 (비핵화 협상에) 참여시켜야 한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한국 배치 가능성과 관련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당시 중국의 반발과 경제 보복 등을 기억하는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지역의 불안정화를 야기할 뿐이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화웨이는 미·중 갈등과 그 사이에 끼인 한국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화웨이의 4G 네트워크 장비를 쓰겠다는 기업에 분명한 지침을 주지 않았고, 현재 문재인 정부는 기업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 ‘알아서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게 문제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북한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을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해 100% 무조건적으로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런 일방적인 정책엔 동의하기 어렵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11년부터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포럼.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외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동북아 정세와 미래 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포럼이 워싱턴에서 개최된 것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안보·외교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다.

 
중앙일보-CSIS포럼 특별취재팀
워싱턴=임종주·정효식·박현영 특파원, 전수진 기자 lim.jongj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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